‘꽉 막힌’ 김정은, 北日정상회담 통해 돌파구 찾나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 언급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한·미·중의 압박으로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일본과의 관계개선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할 가능성이 높아 납북자 문제와 북일 정상회담에 적극적일 수 있다.


방북 중인 이지마 이사오 내각 관방 참여는 18일까지 평양에 머물면서 일본인 납치 재조사 문제, 양국 고위급 실무자 회담 재개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5일 이지마 참여의 방북에 대해 “(일본인) 납치문제는 정부의 책임으로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납치 피해자의 안전 확보, 귀국, 진상 규명”이라고 밝혔다. 일본인 납치문제 논의를 우선한 방북임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김정은과 회담 가능성에 대해 “납치, 핵, 미사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정상회담이 중요한 수단이라면 당연히 (정상회담을) 생각해가며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의 확산일로다.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의 발언은 원론적 수준의 입장 표명이라고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이지마 참여가 아베 총리의 방북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는 만큼 이번 방북에서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의중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지마 참여는 지난달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총리가 전격 방북할 수도 있다. 납치 문제의 진전을 기대해도 좋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아직까지 북일 정상회담 예단하기엔 이른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아베 총리의 방북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동안 대북공조를 함께 해왔던 한미를 설득하는 일도 쉽지 않은 과제다. 실제 16일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북한은 북일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개성공단 중단’ ‘케네스 배 억류’ 등 한미를 상대로 한 국면전환 시도가 통하지 않는 상황이고, 우방인 중국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일본을 돌파책으로 적극 활용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북한은 일본의 식민지배 배상금에 관심이 많다.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목돈이 필요한 조건에서 관심일 수밖에 없다. 배상금을 핵-경제 병진 노선의 한 축인 경제를 일으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미 1990년대 초 수교협상 당시엔 일본이 북한에 100억 달러를 지불하는 내용의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통해 발표한 평양선언에서도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과의 뜻을 표명하면서 국교정상화 후 대북무상지원 등을 실시키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회담에 현 아베 총리는 관방 부장관으로 함께 했다.


당시 합의는 “국교정상화 후 쌍방이 적절하다고 간주하는 기간에 걸쳐 무상자금협력, 저이자 장기차관 제공 및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주의적 지원 등의 경제협력을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민간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견지에서 일본국제협력은행 등에 의한 융자, 신용대부 등이 실시되는 것이 선언 정신에 부합된다는 기본인식 밑에 국교정상화회담에서 경제협력의 구체적인 규모와 내용을 성실히 협의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김정일도 ‘평양선언’을 통해 납치문제를 인정하고 사죄, 재발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북일 관계정상화에 대한 북한 당국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김정은은 납치범죄에 대한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점에서 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도 있다.


아베 총리의 자문 격인 이지마 참여를 북한 최고위급 외교 담당자인 김영일 노동당 국제비서가 만난 것도 북한이 이번 방북에 얼마만큼 기대를 갖고 있는지 확인케 한다. 이지마 참사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또는 김정은과도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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