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제비 어원은 노어 꼬제트”

북한의 기아를 이야기할 때 흔히 꽃제비 이야기가 나온다.

꽃제비는 남한식으로 표현하면 ‘거지’라는 뜻이다.
가출을 했거나 양부모가 없는 고아이거나 한 이유로 거리를 떠돌아다니며 구걸하고 훔쳐먹는 북한의 방랑아들을 지칭한다. 이들을 칭하는 ‘꽃제비’라는 용어는 원래 그 어원이 러시아어다.

1945년 해방 후, 소련군이 북한에 진주하면서 그들을 ‘해방자’라고 숭배한 북한주민들은 모든 용어를 러시아어로 바꾸어 쓰기 시작했다.
깜빠니야(캠페인), 구루빠(구룹), 빨치산(파르티잔ㆍ유격대) 등이 그때 북한에 도입된 러시아 용어들이다.

‘꽃제비’도 그때 처음 생겨났다.
러시아어로 부랑자, 방랑자들을 ‘꼬제트’라고 하는데 소련군인들이 당시 북한의 거지들을 꼬제트라고 칭하자 북한주민들이 그것을 모방하는 과정에서 잘못 와전된 것이 꽃제비다.

‘꼬제트’를 ‘꽃제트’로 불리다가 철 따라 생활지역을 옮기는 제비들에 비교하면서 ‘꽃제비’로 완전히 변형된 것이다.
실제로 거지들은 먹을 것이 많고 따뜻한 지역을 찾아 철새처럼 자주 이동한다.
그래서 제비에 비교하게 된 것이고 러시아어의 ‘꼬제트’와 합성된 것이다.
이 꽃제비는 북한사람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용어이고 대량 탈북이 심화되면서 중국에도 알려졌다.
중국 조선족들도 탈북소년들을 가리켜 꽃제비라고 부른다.
북한의 실상이 알려지면서 남한 언론에도 꽃제비라는 말을 소개하고 있다.
이 꽃제비라는 용어는 북한의 거지들이 스스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꽃제비들이 북한 전역에 수두룩하다.
어른 꽃제비들도 많아 ‘왕꽃제비’로 불리운다.
꽃제비들은 주로 10대에 많고 20대 꽃제비들은 ‘형님’으로 불리운다.
30대, 40대는 거의 없고 50대, 60대 꽃제비들도 있는데 이들은 ‘뼉따구 꽃제비’라고 부른다.

꽃제비! 북한의 슬픈 현실의 단면이다.

탈북문인 정수반(1969년 평양 출생, 2000년 탈북, 서울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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