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무는 ‘김정일 방중설’…배경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설이 좀체 사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한국의 한 북한 전문 인터넷 언론과 일본의 산케이신문이 이달 28일 전후로 김 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촉발된 방중설은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위성에 포착됐다는 얘기까지 흘러 나오면서 이제 김 위원장의 방중은 택일의 문제로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동북아 전문가나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이어 중국의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 찬성을 계기로 틈이 벌어진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최고 지도자들의 담판이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이와 관련, “양국 최고 수뇌부가 직접 만나 술잔을 기울이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안 풀리던 문제도 풀릴 수 있다”는 말로 양국 관계를 규정했다.

북중 관계는 늘 ’순망치한’과 ’혈맹’이라는 수식어가 붙곤 하지만 이런 겉모습과 달리 반세기가 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경색과 화해 국면을 오락가락하는 부침을 거듭해왔다.

양국은 60년대 문화대혁명과 월남전을 놓고 중국은 북한을 ’수정주의’로, 북한은 중국을 ’교조주의’로 비난하면서 서로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이런 갈등은 70년 4월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의 방북과 같은 해 10월 김일성 주석의 비공식 중국 방문을 통해 가까스로 해소될 수 있었다.

또 92년 한중 수교로 악화됐던 양국의 관계도 99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방중으로 정상화의 단초를 마련하고 2000년 5월 김 위원장의 비공식 방중으로 원상 궤도에 복귀했다.

특히 후진타오(胡錦濤)로 상징되는 중국 제4세대 지도부의 등장에 따라 북중 관계가 소원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후 주석이 작년 10월 북한을 방문하고 김 위원장이 올해 1월 중국을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는 최고조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최고 지도자의 상호 방문으로 관계를 정상화했던 북중 관계의 전통이 바로 김 위원장 방중설을 가장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중국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김 위원장의 방중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으며, 초청 의사까지 전달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이 안보리 대북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행위는 북한으로서는 양국 관계의 근본을 뒤흔드는 행위로 받아들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중국이 실제로 초청 의사를 밝혔다고 하더라도 방중이 성사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국이 61년 7월에 체결한 상호원조조약 제3조는 “체약 쌍방은 체약 상대방을 반대하는 어떤 동맹도 체결하지 않으며 체약 상대방을 반대하는 어떠한 집단과 어떠한 행동 또는 조직에도 참가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중국이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어떤 측면에서 ’체약 상대방을 반대하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어 실제로 중국이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고 해도 아직 수락 여부를 통보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유엔의 안보리 대북결의안 채택 이후 북한을 방문한 외국 인사에게 “이제는 중국도 믿을 수 없다”는 강한 배신감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현 시점에서 황급하게 중국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미사일 발사가 자충수였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으로 모양새가 될 수도 있어 북한으로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미국이 금융제재를 확대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에 줄 선물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김 위원장의 방중 성사 가능성을 희석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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