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한 大法, 국보법 위반 ‘송두율 사건’ 선고 연기

20일로 예정됐던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64) 교수의 국가보안법(국보법) 위반사건에 대한 상고심이 대법원의 실수로 선고가 연기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송 교수의 국보법 위반사건에 대한 상고심을 20일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선고 하루 전까지도 송 교수 측에 일정을 통지하지 않아 선고가 연기된 것.

이에 대해 송 교수 측 송호창 변호사는 “대법원이 행정절차상 실수라고 하는데 이를 받아들여 예정대로 선고할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돼 선고연기를 요청했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추후 기일을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1967년 독일 유학길에 오른 뒤 입국을 거부당하다 37년만인 2003년 9월22일 귀국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그를 국보법상 반국가단체 가입, 잠입·탈출 및 회합·통신 혐의로 구속수감했고, 1심 재판부는 송 교수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맞다며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로는 피고인이 북한의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의심이 없지 않지만 증명력이 없다”며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해 송 교수를 석방했다.

그 당시 국정원 발표에 따르면, 가장 크게 문제가 된 것이 송 교수가 김철수라는 이름의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위촉된 사실이다. 장례위원 명단에 김철수라는 이름이 적혀 노동신문에 발표된 것을 물증으로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 북한은 당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들의 명단을 절대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송 교수가 1973년 노동당에 입당해 91년 5월부터 3년 동안 5차례 밀입북해 김일성을 만난 혐의(특수탈출)와 자신의 친북활동을 공개한 황장엽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금원편취를 기도한 혐의(사기미수)만 인정했다.

이에 검찰은 2004년 7월22일 상고했고, 송 교수는 1993년 8월18일 독일국적을 취득했기 때문에 이 시점 이후 북한을 방문한 행위에 대해서도 국보법 제6조 제2항(특수탈출)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 등에도 주목된다.

한편, 상고심의 경우 대법관 4인으로 구성된 각 부에서 먼저 심리해 의견이 일치하면 해당 부에서 재판하지만,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종전의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에 대해서는 13명의 대법관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합의체가 선고한다.

송 교수는 석방 이후 2004년 8월5일 독일로 출국 후 건강상의 문제로 요양을 하며 지내고 있고,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라는 책을 통해 자신을 ‘경계인’이라 표하며 이번 사건에 대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