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국경 단속…휴일 노리고 중국 대방에 전화 걸었다가…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지난 8월 15일 광복절 휴일을 노려 중국에 있는 무역업자와 통화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위연동의 한 남성이 전파탐지기에 걸려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혜산시의 한 남성 주민은 조국해방의 날(광복절) 오전 기념탑 꽃바구니 증정에 참가한 뒤 이날은 보위부도 해이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집에서 중국의 대방과 몰래 통화하던 중 보위성의 전파탐지기에 걸려 붙잡혔다”고 전했다.

근래 국가보위성은 최신 장비들로 무장해 국경 지역에서 외국산 휴대전화로 외부와 통화하는 주민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의 활동이 주춤하고 있으며, 일부는 탐지기가 먹히지 않을 만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통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남성 주민도 이런 최근의 상황에 두려움을 느껴 외국산 휴대전화를 되도록 사용하지 않고 통화를 해야 할 때는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조심하고 있었으나, 광복절 휴일에 단속이 느슨해졌을 것으로 생각하고 통화가 잘 되는 자신의 집에서 외국산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걸려들었다.

실제 그는 보위원들이 다소 해이해질 수 있는 저녁 시간을 이용해 집에서 중국 장백(長白)현에 있는 장사 대방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전파탐지기에 걸려 체포됐다는 전언이다.

현재 보위부는 이번 사안을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에 넘겨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처리한다면서 붙잡힌 남성을 도 보위부 구류장에 처넣고 예심하고 있는 중인데, 중국 대방에게 전화를 건 것이 명백한 데도 남조선(한국)에 있는 자와 통화했다면서 억지를 쓰고 정치적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장기간 장사를 못해 한 번 전화를 걸어 전화기나 통신요금 상태를 확인하려 했다고 설명했으나 보위부는 막무가내로 남조선에 있는 자와 어떤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대라고 윽박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최근 이 부근(위연동)에서 외국산 손전화기(휴대전화) 사용이 자주 있어 지켜보고 있는데 그것이 전부 남조선과의 전화였다고 고집을 쓰며 문초하고 있다”며 “이에 붙잡힌 남성의 가족들은 자칫하면 그가 정치범으로 몰릴 수도 있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지 주민들은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집행에 따른 성과를 올려 승진할 것을 바라면서 검열과 단속을 강화하고 사소한 범죄도 크게 부풀려 보고하고 있어 더 살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한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연합지휘부가 작정하고 감시해 애매한 주민들까지 다 걸려들어 처벌을 받고 그 집안도 풍비박산 나고 있다면서 그들이 빨리 철수하기만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