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발언만으론 의미못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최근 북.중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희망하고, 한반도 비핵화 입장은 불변이다’는 발언을 한데 대해 언급 자체만으로는 새롭거나 진전된 입장이 아니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고든 플레이크 미 맨스필드 재단 소장은 30일 연합뉴스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재차 밝힌 것은 비핵화의 의미에 대해 분명히 하지 않을 경우 의미 있는 발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의 관점에서 한반도 비핵화란 북.미 상호 핵 비무장 협상을 의미하며, 한미동맹이 유지될 경우에는 미국의 핵우산 정책을 제거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복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허용, 9.19 공동성명 이행 등이 따라야 그 발언의 유의미성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제안도 우선돼야 할 북한의 행동들이 실천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플레이크 소장은 “김 위원장의 방중 이유로는 권력승계에 대한 중국 지지 확보, 즉각적인 경제원조 요청일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모두 북한의 국내상황이 썩 좋지 않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동북아정책연구소장은 6자회담 재개 조건이 판단을 내릴 때 매우 중요하지만 “김 위원장의 6자회담 관련 언급은 매우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부시 소장은 “어떤 성격의 미.북 회담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회담에서 북한의 위상은 어떻게 규정되는가, 즉 핵무기국가이냐 아니냐, 목표인 `비핵화’의 세부적인 내용은 도대체 무엇인가 등에 대한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며 김 위원장의 발언 자체만으로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북한이 비핵화 진전을 위해 6자회담에 참여할 의지가 있느냐가 관건이지만, 북한의 태도는 전례 없이 불명확한 상태”라며 6자회담 재개 언급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방중 때를 포함해서 6자회담에 대해 똑같은 얘기를 수차례 거듭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롬버그 연구원은 오히려 북.중 양국관계에 대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언급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 주석이 ▲북.중 고위급 교류 지속적 유지 ▲국제 및 지역문제 전략적 소통 강화 ▲경제무역협력 추진 등을 제기한 데 대해 “이 말들은 공허한 얘기가 아니라, 앞으로 더 절제된 북한의 행동을 바라는 것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역할과 관련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데니 로이 하와이대 동서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6자회담 재개 제안은 한국과 미국을 향한 덫일 수 있다”며 북한은 6자회담 재개 공세를 통해 “한미 양국에 천안함 책임규명이라는 전제를 버리라는 압력을 가하려는 것이고, 천안함 책임을 모면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센터 소장은 북.중 매체의 보도를 토대로 분석할 때 “후 주석은 북한에 정치적 안정을 지원하면서 추가적인 도발행위를 자제시키려 했고, 김 위원장은 경제적 원조를 강하게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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