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힐 라인’ 일 낼까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재개되는 6자회담에서 사실상 ’맞수’인 김계관(63)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54)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북핵문제의 매듭을 어떻게 풀어갈 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으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해 기본 신뢰를 쌓은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6자회담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양자 회동을 갖기로 해 6자회담의 향배와 관련해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기도 하다.

보스니아 내전 때 홀로 정전협상을 이끈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한 힐 차관보는 부시 1기 행정부 때 주한 미국 대사(2004.9∼2005.3)를 지내다가 동아태 차관보로 자리를 옮긴 뒤 김 부상과 본격적인 회동을 가지며 6자회담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김 부상은 2004년부터 시작된 2차 6자회담 때부터 수석대표로 활약하고 있으며 클린턴 행정부 때는 미사일 협상을 이끄는 등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에 이어 북한의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대미협상에 나서고 있다.

특히 1990년대 들어 굵직한 현안을 다루며 외교관으로 주목받기 시작, 찰스 카트먼 미 한반도 평화회담 담당특사와의 끈질긴 협상 파트너 인연으로 외교무대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딴 ’K-K라인’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김 부상은 이후 지난해 7월9일에는 중국의 중재로 힐 차관보를 베이징에서 만나 제4차 6자회담 개최일정에 합의하는 것으로 첫 보조를 맞춘데 이어 북핵문제에 대한 9.19공동성명을 이끌어낸 주역으로서 ’김-힐라인’을 새로 구축했다.

두 사람은 수시로 양자 접촉을 하면서 서로의 입장을 조율했고 만찬회동 등에서는 속내를 흉금 없이 터놓기도 했으며, 같은해 9월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는 “미북간 가장 큰 문제는 서로 불신”이라며 “두 사람 사이에 신뢰가 시작되고 있음을 느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9.19공동성명’을 만들어낸 두 사람은 4차 6자회담을 끝내면서 각자 본국의 훈령에 따라 얼굴을 붉히고 헤어지며 위기를 맞았다.

힐 차관보는 폐막발언을 통해 북한의 인권과 마약 등의 문제도 앞으로 6자회담 틀 속에서 따지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 부상은 ’선(先) 경수로 제공’을 요구하면서 역공세를 취하며 헤어졌다.

이어 지난 3월 일본의 도쿄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기간에는 김 부상의 ’러브콜’과 잠깐의 조우에도 불구하고 양자 회담이 불발되기도 했다.

한동안 ’가동중단’에 빠진 김-힐라인은 지난 10월31일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함께 3자회동 형식으로 만나 6자회담의 조기 재개에 합의하며 재가동돼 지난달 28-29일 역시 북.미.중 3자회담을 거쳐 어렵사리 6자회담의 불씨를 살렸다.

북핵 폐기, 미.일의 대북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등 내용을 담고 있는 9.19성명의 이행을 목표로 한 이번 6자회담에서도 키를 쥐게 될 두 사람이 과연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 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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