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이달 중으로 국경봉쇄를 해제하거나 일부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 양강도 김형직(옛 후창)군이 또다시 봉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9일 김형직군이 봉쇄됐다. 봉쇄 기간은 15일로써 다음 달 4일까지다. 무역 재개 등 북한의 최대 방역 체계 완화의 기대와는 상반되는 양상이다.
먼저 지난 18일 저녁 9시경 중국으로 넘어갔던 최 모(40대) 씨가 김형직군 입북하다가 잠복근무 중인 폭풍군단(11군단) 군인들에게 발각됐다.
체포 및 1차 심문 과정에서 군인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최 씨는 돈을 받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진술했고, 수중에 소지하고 있던 10만 위안(元, 한화 약 1860만 원)까지 뺏겼다.
이후 보고는 사건 당일 신속히 이뤄졌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발족한 중앙비상방역위원회를 중앙비상방역사령부로 승격, 군(軍) 지휘체계로 돌입하는 등 비상 방역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직군 비상방역연대의 사건 직보에 중앙비상방역사령부는 바로 다음날인 19일 오전 10시 김형직군에 대한 봉쇄령을 하달했다.
이에 따라 바로 김형직군에 대한 여행증명서 발급과 차량 및 인원 출입도 차단됐고, 시장 운영도 중단됐다.
주민들 대상으로 당국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민간인 규찰대(사회질서 유지대), 지역 주둔 군인들로 합동 단속조를 조직해 주야로 주민 이동 단속 사업을 하면서도 이번 조치에 반항하거나 방역 수칙을 어기는 경우 현장 체포해 심각성에 따라 한 달 이상의 노동단련대 처벌을 적용한다는 지시를 포치한 것이다.
소식통은 “이번 봉쇄 조치로 주민들은 오도 가도 못하고 또다시 갇힌 생활을 하게 됐다”면서 “봉쇄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떠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 씨는 19일, ’30일 격리’ 처분을 받아 현재 김형직군 보위부 예심과에서 대기 중이라고 한다. “격리 조치가 끝나면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한편 북한 양강도 김형직군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동북 지방과 마주하고 있다. 이 같은 지리적 특성 때문에 금과 동을 비롯한 희귀금속들과 약초 등을 밀수하는 주민들이 많은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북중 국경을 봉쇄하면서 교역이 중단됐지만 그 와중에도 밀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