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은 “지난 90년 이래 중단된 남북국회회담 준비접촉을 재개할 것을 북측에 촉구한다”며 남북 국회회담을 북한에 제안했다.
김 의장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헌 60주년 경축 기념식 축사에서 “꽁꽁 막혀있는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해 한반도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만일 이것이 어렵다면 의장단이나 관련 상임위 차원에서라도 먼저 교류를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의장은 “18대 국회는 민족의 화해와 협력, 남북의 공동 번영에 적극 동참하고 기여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며 “아울러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나아가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필요한 법과 제도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국회회담은 지난 1985년 북측의 제안으로 추진되기 시작했고, 수차례 예비접촉을 통해 회담이 형식과 의제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1990년 제10차 준비접촉에서 북한측이 팀스피리트 훈련의 중지를 의제로 제기하는 등 실질문제 토의를 거부하며 중단됐다.
한편 이에 앞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도 지난 1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가 단절된 남북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며 북한에 남북정치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홍 대표는 “남과 북의 의회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평화정착과 남북경협 방안, 식량과 자원 문제, 인도적 현안 등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하자는 것”이라고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용갑 전 한나라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과거의 개념으로 대화를 하자는 식으로 해서는 아무 효과도 없다”며 “홍 대표의 ‘남북정치회담’ 제안은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최근 금강산 사태 등으로 남북 관계가 긴장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 차원의 대북 대화 제안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