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858기의 폭파범인 북한 공작원 출신의 김현희 씨가 북한에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 씨를 만난 적이 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 신문은 1일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김 씨는 지난 달 28일 일본 외무성 당국자들과 서울 시내에서 극비리에 만나 요코다 메구미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아에코로부터 일본어 교육을 받았던 김 씨는 이제까지 북한에서 요코다 메구미를 만난 적이 없다고 증언해왔으며, 따라서 일본 정부는 김 씨의 새로운 증언에 주목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또한 “김 씨는 공작원 교육을 받던 1980년대 초반 평양의 한 초대소에서 메구미에게 일본어를 배운 동료의 소개로 몇 차례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얘기했다”며 “당시 메구미에게 일본어를 배운 북한 공작원은 김숙희로 알려져 있지만, 메구미와 김숙희가 함께 생활했던 시기는 김현희의 증언보다 나중 시점으로, 메구미에 대한 새로운 증언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면담에서 김현희씨는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방일 초청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와 메구미 가족의 면담이 성사된다면 당시 상황에 대한 추가적 내용이 밝혀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대북 최대 현안인 납치 피해자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새롭게 증폭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메구미는 13살이던 1997년 일본 니카타현에서 북한에 납치됐다. 북한은 메구미가 사망했다며, 일본측에 유골을 전달했지만 일본의 감정 결과 가짜로 드러나며 납치 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갈등의 최대 쟁점이 됐었다. 일본에서는 메구미는 그녀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와 노래가 제작될 정도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상징적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