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다구치 씨 가족과 눈물속 면담

대한항공 858기 폭파범인 김현희 씨와 김 씨의 일본어 교사였던 납치피해자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 씨의 가족이 11일 부산에서 극적으로 만났다.

김 씨는 이날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다구치 씨의 장남인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씨, 오빠인 일본인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씨와 만났다. 다구씨가 납치된 지 31년, KAL기 폭파사건인 발생한 지 22년 만의 일이다.

검은 정장을 입은 김 씨는 경찰 특공대의 호위를 받으며 면담장소인 벡스코에 들어섰으며, 다구치 씨 가족을 만나자 눈물을 흘리며 포옹을 하기도 했다. 김 씨와 다구치 씨 가족은 한국과 일본 정부 관계자가 동석한 가운데 5분 가량 공개적으로 대화를 나눴고, 곧바로 다른 장소로 옮겨 비공개 면담에 들어갔다.

김 씨는 다구치 씨 가족과의 비공개 면담이 끝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만남의 소회와 다구치 씨의 납치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다구치 씨가 지난 1978년 북한에 납치된 뒤 2년 정도 김 씨와 함께 살면서 일본어를 가르친 이은혜라는 인물로 보고 있다.

북한 정부는 다구치 씨의 납북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지난 2002년 9월 일북 정상회담 당시 “1986년 교통사고로 사망했으며 무덤은 저수지 제방에 쓸려 내려가 찾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 씨는 다구치 씨가 1987년 까지 일본어 교사로 활동했다면서, 현재까지 살아있을 것이라고 반박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김 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북한에 납치자 문제 해결을 강하게 압박할 예정이다.

이날 면담은 김 씨가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구치 씨의 가족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이후, 다구치 씨의 가족도 이를 수용하며 한일 외교 당국간의 협상 끝에 성사됐다.

한편, KAL 폭파사건과 관련 사형 선고를 받았다 1990년 사면된 김 씨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97년 전국 공안검사를 대상으로 한 특별강연 이후 12년 만의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의 범인인 김현희 씨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 씨 가족의 면담이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예정된 가운데 김현희 씨가 경찰특공대의 호위를 받으며 벡스코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김현희(47)씨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씨의 장남인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32)씨, 오빠인 일본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70)씨와 상봉하고 있다. ⓒ연합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의 범인인 김현희(47)씨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씨의 장남인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32)씨, 오빠인 일본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70)씨와 상봉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대한항공(KAL)기 폭파사건의 범인 김현희씨가 11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일본인 납북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씨의 아들 이즈카 고이치로씨와 만나 포옹하고 있다. 다구치 야에코씨는 김씨가 북한에 있을 당시 김씨의 일본어 교사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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