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다구치 가족 기자회견 문답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의 범인인 김현희(47) 씨는 11일 다구치 씨 가족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납치.납북자 문제를 솔직히 밝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북한의 자존심을 살려주면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북한에 대해서도 “이제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됐고 간접적으로 KAL기 사건도 인정한다고 생각하는데 납북자들이 숨졌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가족이 만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모두발언과 문답.

◇모두발언

-시게오 씨 = 오늘은 정말 역사적이고 감격적인 날이었다.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오래 전부터 만나고 싶다는 뜻을 이제야 이뤘는데 한국과 일본정부 관계자들의 노고 덕분이다.

김현희 씨에게는 여동생(다구치 씨)의 존재에 대해 증언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밝힌다. 이날을 게기로 서로 행복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고이치로 씨 = 이번 면담이 가능하도록 해준 한국정부와 한국민들, 그리고 일본 정부에도 감사드린다. 김현희 씨가 먼저 면담을 원해 드디어 5년만에 숙원이 이뤄진 것에 대해 아무리 감사말씀을 드려도 모자랄 정도다. 어머니가 확실히 생존해 있다는 증언을 받았다. 김현희 씨가 “한국의 `엄마’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현희 씨 = 한.일 정부가 인도적인 차원에서 다구치 씨의 가족을 만나게 해줘 감사드린다.

북한에서 저한테 일본어를 가르친 다구치 씨의 가족을 만난다는 기쁨에 며칠 전부터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기쁘기도 하고 감격스럽다.

고이치로 씨는 잘 생겼고 어머니 모습을 많이 닮았다. 다구치 씨가 제가 아들을 만난 것을 안다면 얼마나 기뻐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자리에 다구치씨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문답

–편지 답장을 하지 않았는데 왜 지금 시기에 가족을 만나려했나?

▲김현희 = 아들이 보냈다는 편지는 제가 피난생활을 하는 가운데 받지 못했다. 그 어려움속에서 TV 녹화된 것을 봤는데 처음으로 아들의 모습을 보고 언젠가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만나고 싶다는 내용을 편지에 썼는데 양국에서 도와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12년만에 공개석상에 나왔다. 언론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와 국정원이 본인을 가만두지 않았다는 주장을 했는데..

▲김현희 = 1997년 결혼하고 사회와 거리를 둔 채 대항항공기 폭파사건 유가족분들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조용히 살려고 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하긴 그렇다. 현정부에서 지난 정부에서 있었던 일을 조사하고 있다고 하니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다구치 씨가 한국에서 온 사람과 결혼했다는 소식이 들어온 바 있다. 1977년부터 1978년에 걸쳐 한국 해안서 납치된 4명의 고등학생과 일본 여성과 결혼했다는 정보가 있는데..

▲김현희 = 제가 87년에 마카오서 돌아와서 87년 1월부터 10월까지 북한 초대소 생활하며 들은 것은 다구치 씨가 어디에서 데려갔는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사망한 게 아니라 다른 곳에 간 것으로 생각했고, 1986년에 결혼을 시켰다는 얘기를 들었다.

–월간조선에서 인터뷰하면서 요코다 메구미 씨에 대해 얘기했는데..

▲김현희 = 요코다 메구미 씨는 저의 공작원 동지 김숙희에게 일본어를 가리켜 숙희와 같이 있으면서 같이 직은 사진도 보고 얘기를 많이 들었다. 87년 해외실습 끝나고 들어왔을 때 남조선 사람과 결혼해 딸을 낳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숙희와 같이 있을 때 한번 정신적으로 아파서 병원에 입원한 적은 있지만 별로 심각하지 않다고 들었다. 메구미씨가 사망했다거나 이런 것은 믿을 수 없다. 북한서 내놓은 것은 확인을 해본 이후에 다음 기회에 얘기하겠다.

–북한 정부가 납치.납북자 문제를 솔직하고 명확하게 밝히는 수단이 있다고 생각하나.

▲김현희 = 이제까지 해온 것을 보면서 제가 느낀 것은 일본 정부가 북한의 자존심을 살려주면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런 방법을 연구해 게속 돌아오도록 노력한다면 아마 기적이 일어날 수 도 있다고 본다. 2002년에 5명이 돌아오기도 했으니까 북한에서는 죽은 사람이 살아 있기도 하니까 계속 노력한다면 기적이 있을 수 있다.

북한이 이제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됐다. 북한이 간접적으로 KAL기 사건도 묵인하고 인정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그렇게 원하는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됐으니 납치 피해자가 죽었다고만 주장하지 말고 고향으로 돌아오도록 최소한 가족이 만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제사회에서 북일관계 개선도 북한에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만남의 의미는?

▲시게오 = 이번 면담과 관련해서는 납치문제를 한일공동으로 대응하고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본 납치피해자에 대해 북한에서 여러가지 보고서를 받았지만 다 날조된 서류라고 확인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원 생존해 있다고 믿고 있고, 그런 신념하에 앞으로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한국에도 납북 피해자가 500여명 있다고 들었다. 북한에 관련된 정보를 많이 갖고 있지 않나 추측도 하고 있다. 한일간의 납치문제 대책활동을 구체화하고 그렇게 해주셨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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