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대사 “인사 건네는 줄 알았는데..”

“처음에는 인사를 건네려는 줄 알았습니다. 오랜 만에 만났으니까요. 그런데 제 팔을 움켜쥐는 강도가 서구적인 시각에서는 거의 폭력에 가까울 정도로 세더군요”

지난달 11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대회 개막전을 관전하다가 안희정 북한대사로부터 “자꾸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요”라는 폭언을 들었던 김한수 주남아공 대사는 1일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참 황당한 경험이었다”고 토로했다.


당초 김 대사는 남아공 정부의 초청으로 사커시티 스타디움 VIP석에서 부부동반으로 남아공과 멕시코 간 개막전을 지켜보고 있었다.


두 자리 건너에는 선글라스를 쓴 안 대사 부부가 자리했으나 김 대사 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라운드만을 주시했다.


안 대사와는 공식석상에서 마주칠 때 짧게나마 인사를 주고받던 사이였다. 그러다 전반전이 끝나고 김 대사가 화장실에 갔을 때 `사단’이 벌어졌다.


손을 씻고 화장실을 나오려는 찰나 누군가 한 쪽 팔을 움켜잡은 것. 안 대사로부터 위협적인 언사를 듣고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화장실이 복잡해 반박을 하거나 논쟁을 벌일 상황도 아니었다.


김 대사는 “작심이라도 한 듯 목소리 톤이 아주 낮고 위협적이었다”면서 “천안함 얘기를 직접적으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발언이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대사는 이어 “안 대사 개인의 우발적인 행동인지, 아니면 평양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정말 황당했다”고 덧붙였다.


안 대사는 부드럽고 후덕한 인상을 지닌 인물로, 지난해 11월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32개 본선 진출국 외교사절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기 게양식에서는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사양하기도 했다.


안 대사는 지난 2006년 8월 남아공 대사로 부임했으며, 지난해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당시 북한 대사들 가운데 처음으로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을 찾아 조문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