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솔, 美中 등 도움받아 피신…중간에 방해 공작도”



▲올해 3월 ‘천리마 민방위’가 공개한 김한솔 추정 인물 인터뷰 영상. 이어 그는 아버지가 며칠 전 죽었고, 자신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도피를 도와준 이들에게 감사하고 있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북한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이 지난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암살된 직후, 김정남 아들 김한솔(22) 측이 여러 국가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한솔은 다음 타깃이 본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WSJ은 이날 김정남의 둘째 부인 이혜경과 자녀 김한솔·솔희 남매의 피신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천리마 민방위’ 관계자를 인용, 이같이 전했다.

천리마 민방위 관계자는 “몇몇 국가들에 이들의 보호를 요청했지만 실망스럽게도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네덜란드는 도움을 제공했지만 캐나다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신변 보호 요청을 거부했다는 것.

이와 관련 천리마 민방위는 지난 3월 홈페이지에서 “긴급한 시기에 한 가족의 인도적 대피를 후원한 네덜란드 정부, 중국 정부, 미국 정부와 한 무명의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한솔 측은 피신 과정에서 대만 타이베이(臺北) 공항을 최초로 경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리마 민방위 관계자는 “최종 목적지의 입국사증(비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긴장 속에 30여 시간을 타이베이 공항에서 보냈다”면서 “피신 과정에서도 몇몇 단체들의 방해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김한솔 측의 최종 목적지가 어딘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한솔 측을 피신시키는 데는 천리마 민방위 뿐 아니라 다른 여러 단체들이 긴밀한 협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 내부의 관계자들도 도움을 줬다고 천리마 민방위 관계자가 전했다. 

한편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 베트남 국적의 두 명의 여성에 대한 재판이 2일 말레이시아 법정에서 열린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일 전했다. 재판은 두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알려졌으며 말레이시아 법상 유죄가 인정될 경우 이 두 명의 여성은 사형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