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일, ‘김일성 일가’ 논문 집필은 위험”

▲김평일<사진=나레프시 홈페이지>

김정일 와병설이 제기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각국 언론과 정보기관은 북한 내부의 이상 징후를 집중적으로 관찰하면서 그의 이복동생인 주 폴란드 북한대사 김평일(1998년 1월 부임)의 행보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당시 김평일은 5월에 입국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후 9월 중순 폴란드로 귀국해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행보는 북한 내부가 비교적 안정돼 있다는 정황 증거로 사용되기도 했다.

북한 평양에는 어머니 김성애(84)가 생존해 있고 장녀 은송이 결혼해 생활하고 있다. 또한 친동생 경진(주 오스트리아 대사 김광섭의 부인)도 이 시기에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는 2007년 5월 김평일과 그의 가족이 폴란드 나레프시 현지 산업시설을 둘러보고 체육행사에 참가한 모습 등을 촬영한 사진들을 최초 보도했다.

북한 권력 세습 과정에서 김정일의 이복 동생들은 이제 주요 변수가 아니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김정일 이후 북한 내부에서 권력투쟁이나 급변사태가 발생한다면 김평일은 무시하기 어려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김정일과 그의 아들로 이어지는 3대 세습에 부정적인 권력 엘리트들이 김일성의 후광을 업고 권력에 도전하기 위해 김평일 카드를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데일리NK는 김평일 주 폴란드 대사와 세 차례 만난 적이 있는 폴란드 출판계 인사 니콜라스 레비 씨를 통해 그의 현지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김평일이 폴란드 생활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메일을 통해 그와 나눈 문답이다.

-당신은 김평일이 김정일의 이복 동생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나?

그렇다. 김정일은 동복 여동생 김경희와 이복동생 김평일 (55), 김영일 (2000년 사망), 김경진 (51, 오스트리아 대사 김광섭 부인) 등을 두고 있다. 1974년 후계자에 지명된 뒤 김정일은 이복동생들이 자신의 권력에 위협이 되지 못하도록 외국으로 보냈으며 1998년 1월 이후 김평일은 이곳 바르샤바 주재 대사로 일하고 있다.

-김평일과 처음 만난 적은 언제인가?

나는 2005년 2월 바르샤바의 북한 대사관에서 김평일 대사를 처음으로 만났다. 첫 만남에서 김 대사는 내게 “조선반도 분단 상황의 개선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뒤이어 같은 방에 초대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한 초청인사는 내게 “김평일 대사는 항상 조심스러운 편이며 외국 대사관 행사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김평일은 주로 어느 국가의 대사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가?

김 대사가 방문하는 바르샤바 주재 외국 대사관은 중국, 러시아, 로마니아, 알제리 정도에 불과하다. 전 폴란드 주재 예맨 대사였던 샤이프 바드르 압둘라 카이드는 1970년대 평양에서 유학할 당시 김평일의 친구가 됐다. 김대사는 카이드 대사와 함께 북한 시절의 추억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지만 북한권력 구도와 김정일에 대한 이야기는 나눈 적이 없다.

-김평일과 두 번째 만남은 어디서 이뤄졌나?

나는 2006년 2월 김정일 생일 파티 자리에서 김평일 대사와 한번 더 만났다.

-그 자리에서는 무슨 대화가 오고 갔나?

이 모임에서 나는 김평일 대사가 폴란드에 있는 것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의 대화는 매우 형식적인 것으로 한반도가 평화적으로 통일돼야 한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그러나 김정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김평일의 아들 인강(26)군과 딸 은송(28)양을 만난적이 있나?

나는 김평일의 딸인 김은송(28)과 그의 친구들을 10번 넘게 만날 기회도 있었다. 김은송은 매우 개방적인 성격을 가졌고 영어, 폴란드어, 불어, 러시아어 등 외국어에도 능통한 다재다능의 젊은이였다. 김은송은 폴란드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며 사교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인 김평일의 명령에 의해 2007년 평양으로 돌아가 북한 고위급 장성의 아들과 결혼했다. 김은송은 처음에는 결혼을 거부했으나 결국 이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김은송의 남동생인 김인강 (26)과는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다.

-김평일의 아내는 어떤 사람인가?

김평일의 아내인 김순금 (56)은 매우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였으며 다른 사람과 대화를 거의 나누지 않았다. 김평일과의 결혼은 정략결혼이었다. 결혼은 김일성의 지시로 이뤄졌는데 김순금은 유력한 가문 출신으로 알려졌다.

-김평일과 마지막으로 만나서 나눈 대화는?

나는 김평일과 2009년 2월에 마지막으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난 김일성 일가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평일은 매우 화난 목소리로 “위험한 짓”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후 지금까지 김평일을 다시 만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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