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실향민촌 “고향 가 가족들 만났으면”

한국전쟁 때 북녘 땅을 떠나 전북 김제시 백구면 부용리 농원마을 일대에 삶의 터전을 잡아 포도.배 농사를 짓고 있는 실향민들.

전쟁 뒤 정책적으로 황해도민 200여명이 이곳에 정착했지만 지금은 상당수가 숨지거나 마을을 떠나 이제는 70여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들은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일 하나같이 ‘정상회담이 잘 되면 그리운 고향도 가고 헤어진 가족들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결혼 6개월만에 1.4후퇴 때 황해도 장현군 영연면 석교리를 떠나 친정오빠와 시댁 가족들과 함께 내려온 김복순(81)할머니는 “두 지도자가 가족상봉과 고향을 마음껏 방문하게 약속하면 얼마나 좋겠어. 꼭 그렇게 돼야지.그러면 난 오늘 죽어도 한이 없어”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고향에 두고 온 어머니와 오빠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지도 못해. 아버지는 전쟁 땜시 돌아가셨어. 가족 간에 생사도 모르고 살다니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고… 눈만 뜨면 고향과 어머니.오빠 생각이 나”라며 눈물을 훔쳤다.

황해도 소화군 통해면이 고향인 강봉진(78) 할아버지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처음 만났을 때 ‘그 때가 끝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또 정상회담이 열린다니 얼마나 기뻐”라며 “두 분이 이번엔 꼭 평화통일과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합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할아버지는 “저 휴전선이 없어지고 온 가족이 함께 조상 산소를 찾아 절을 올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현군이 고향인 조모(75)할머니는 “이번 여름 황해도에 홍수가 났다는데 이럴 때 고향을 찾아가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으면 좋겠고만”이라며 “대통령님이 이번에 꼭 자유로운 고향 방문을 성사시켰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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