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은 왜 투표 하루전 ‘하차’ 보도자료 뿌렸나

방송인 김제동이 케이블 방송사 Mnet ‘김제동쇼’ 자진 하차 결정을 6.2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1일 표명한 것이 ‘정치권 외압설’ 논란을 넘어 지방선거를 겨냥한 다소 의도된 행동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김제동 소속사 다음기획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김제동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진정성을 다해 준비한 프로그램인 ‘Mnet 김제동쇼’의 사회를 맡지 않을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김제동쇼는 지난 4월 21일 첫 녹화를 진행하고 5월 6일 방송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 전파를 타지 못해 여러 추측을 낳은 바 있다. 



다음기획 대표 김영준은 “전직 대통령의 공식적인 추도식 행사 사회를 문제시 삼아 방송을 연기하고(김제동은 이를 신념과 삶의 태도 문제로 인식합니다.) 그 이후의 과정에서도 진행자를 납득시키기 힘든 말들만 반복하고 있는데, 서로 최종결정을 내리기로 한 날짜가 지났음에도 아무런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았다”라며 하차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김제동의 KBS 2TV ‘골든벨’ 하차를 두고 정치적 외압설이 제기돼 당시 국회 재보선 선거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온 바 있어 그의 행보는 정치적으로 매우 예민한 소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스포츠 신문 OSEN에 따르면 김제동은 이와 관련 “추도식 참여를 문제 삼는다면 더 이상 ‘김제동쇼’의 진행을 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제작진에 전달했고, Mnet 측은 “그렇다면 추도식 이후 방송여부를 결정하자”고 알려왔다. 


이에 대해 Mnet의 박경수 팀장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김제동 씨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과 관련해 제작진이 ‘(김제동 씨의 행동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점을 프로그램 진행자 본인이 인지하고 방송에 전념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이는 정치적인 이슈로 본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한 조언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조언을 정치적 외압으로 해석하고 Mnet 측이 프로그램 제작 및 편성을 막는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김제동의 지방선거 하루 전 하차 발표는 바로 선거판에 영향을 줬다.


노무현 재단은 “서거한 전직 국가원수의 공식 추도식 사회를 봤다고 해서 이처럼 야박한 보복을 당하는 것이 어느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제동의 하차 이유를 정치적 보복으로 규정해버린 것이다. 천정배 의원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감성적인 멘트까지 동원했다. 


김제동 하차 발표가 나오자 인터넷에서 젊은 세대들의 높은 클릭수를 자랑하는 스포츠 연예 매체들이 ‘정치적 외압설 의혹’이라는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방송 연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오마이뉴스도 선거 당일날 헤드라인에 김제동 하차 관련 기사를 실었고 다른 좌파 매체들도 김제동 씨를 피해자로 부각시켰다. 


김제동 씨와 트위터를 공유하고 있는 류현경(37) 씨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김제동 하차 관련 소식은 트위터를 공유하는 사람들이나 팬들의 투표 심리에 당연히 영향을 주게 된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3일 평화방송에 출연해 지방선거 참패 원인과 관련, “김제동 씨 문제는 정치하는 사람들은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밑바닥 마음을 아프게 하고 정부가 오만해 보이기도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Mnet 박 팀장은 “1일 김제동 씨 성명발표가 있은 후에야 ‘김제동쇼’에서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알 수 있었다”면서 “하차 여부와 관련해서는 미리 제작진PD에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공교롭게도 성명을 선거전날 발표해서 당혹스러웠다”고 심정을 전했다.



그는 “방송 시기와 관련해서는 천안함사건, 지방선거, 전 노무현 대통령 추모식 등 큰 이슈들이 많으니 조용해지면 방송을 6월 정도에 진행하자고 전했는데 그 과정에서 불미스럽게 오해가 생긴건지 감정적으로 상했는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김제동 씨 측의 마음상태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즉 정치적 사안을 피해가자는 의지를 표명한 것을 김제동 측이 추도식 사회에 따른 문제로 과잉해석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선거 전날 성명까지 발표하면서 사퇴를 표명한 것은 제작사 측에서 볼 때 곤혹스럽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현재 방송 쪽에서는 기획된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방송으로 편성되지 않는 경우는 허다하나, 진행을 맡은 연예인 측에서 스스로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보도 자료로 전 언론사로 돌리는 일은 흔치 않다. 때문에 이 시기에 김제동 씨가 하차 보도자료를 뿌린 것이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동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박 팀장은 “음악방송인데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마치 김제동 씨와 대응을 해야 하는 것처럼. 단지 토크쇼 만드는 거에 지나지 않는데, 왜 정치적 외압이나 민주당 이야기가 나오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Mnet측은 (김제동과) 동 소속사인 윤도현밴드(노대통령 추모 콘서트 멤버)가 엠넷미디어의 대표 프로그램인 ‘타임투락페스티벌’의 메인 라이너로 출연한 것을 설명하면서 김제동 씨와 관련된 정치적 외압은 없었다고 강변했다.



Mnet은 보도전문이나 종합편성 채널이 아닌 뮤직엔터 채널로서 전문화된 영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정치적 칼라를 표방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김제동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바람에 꽃씨들이 날리는 계절이 있습니다 무슨 꽃을 피울지 결정하는 자연의 투표입니다 다들 꽃씨 하나씩 드셨지요 예쁜 꽃이 피기를 바랍니다 다양하고 예쁜 꽃들이”라는 글과 함께 투표를 확인하는 인증샷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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