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회장 “대북경협 주도권 중국에 넘어간다”

남북 최초의 합영기업 `평양대마방직’을 설립한 원로 대북 사업가 김정태(67) 회장은 18일 “나진항 부두 사용권이 중국에 넘어간 걸 보면서 앞으로 우리가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을 활용하기 어렵게 되는 게 아닌가 심히 걱정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남북물류포럼’이 주최한 `상생공영의 남북경협’ 주제의 조찬 강연에서 “남북관계를 시정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너무 틀어지다 보니 남측 기업들로서는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실례로 중국의 경우 북한의 한 대형 잠사공장에 450만달러의 초기 투자금만 넣고 이권을 다 챙겨 매년 400만달러 정도 수익금을 가져가는가 하면, 광산에 몇백만 달러만 투자한 뒤 생산되는 광물을 수십 퍼센트 할인해 사가기도 한다”면서 “통일이 되면 우리가 가져야 할 부(富)를 모두 중국이 가져가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북한 현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어 작년 개성공단에서 발생한 유성진씨 억류사건 이후 정부가 신변 안전을 이유로 내륙 경협사업자들의 방북을 계속 불허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현 정부의 대북 강경책도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엔지오들까지 북한에 들여보내면서 기업인만 못가게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 “우리만 해도 공장 가동을 못 해 매년 11억원 가량의 손해를 보고 있어 이대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최근 미국 투자회사로부터 공동 방북을 조건으로 미화 4천만 달러 가량의 투자 제의를 받아 놓고도 통일부가 방북 승인을 해주지 않아 무산된 사례를 소개하면서 “아들이 사업을 위해 국적을 미국으로 바꾸는 걸 생각해보겠다고 했을 때 참으로 가슴이 아팠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또 “진짜 힘을 가진 북한의 체제 수호 세력은 경협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협상 테이블에 나온 경협 부서 사람과 대화는 쉽지만 바로 다음 날 뒤에 있는 사람이 훼방을 놓으면 진행이 안 되는 것이 대북 경협”이라며 대북 사업의 유의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2008년 북한 `새별총회사’와 함께 평양 선교구역에 삼베, 비단, 수건 등 섬유제품을 생산하는 평양대마방직을 준공했지만 정부의 내륙 경협 기업인 방북 제한 조치로 아직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