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철 다닌 스위스학교 “동문들, 입을 다무시오~”

▲ 김정일의 차남 김정철

▲ 김정일의 차남 김정철

“일본 TV방송사가 한 졸업자의 정보를 얻기 위해 동문들과 접촉하려 하니 주의를 바랍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64)의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차남 김정철(25)이 유학했던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 학교 출신 동문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이같은 안내문을 게재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일본 취재진이 탐문하는 대상은 1993년부터 1998년까지 베른 국제학교에 재학했던 동문들이라는 것. 학교측은 일본 취재진이 관심을 두고 있는 졸업자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학교측은 안내문에서 경찰에 이를 알렸으며 재학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되, 언론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면서 혹시 이들과 접촉하는 동문이 있다면 이와 같이 대응하고 학교측에 접촉 사실을 통보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스위스의 일간지 데어 분트는 케빈 페이지 교장에게 이같은 안내문이 홈페이지에 오른 연유를 물었더니 웃으면서 단지 기자들이 졸업생들을 귀찮게 해 부모들이 걱정할 것을 우려한 때문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지난 8일자 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페이지 교장은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은 그리 심각하지 않으며 누구도 말할 권리를 박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대화중에 단 한번도 김정철이 재학하지 않았다고는 말하지 않았다는 것.

페이지 교장은 김정철이 이 학교에 재학했었다는 것은 지난해 10월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신문은 페이지 교장은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데이비드 개틀리 전교장과의 인터뷰는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페이지 교장은 김정철이 이 학교에서 공부한 것이 북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데어 분트 기자의 질문에 “학생의 신상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 한사코 답변을 기피했다고 한다.

데어 분트는 베른 국제학교는 물론 스위스 여타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국제학교들에서 정치적 관심사는 중요한 수업 테마라면서 베른 국제학교의 경우, 최근 실시된 베른 칸톤(주) 지방선거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다만 궁핍한 공산주의 국가에서 온 김정철이 재학중 민주주의를 배웠다고 해서 이를 이해하고 실천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데어 분트 기자가 김정철과 같은 특수 신분의 학생을 앞으로도 받아들일 것인지를 묻자 페이지 교장은 자신의 소관 사항이 아니며 교육위원회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답했다는 것.

이 신문은 페이지 교장은 김정철이 신분을 감추고 가명으로 등록했다는 소문에 대해 학부모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면 사실 여부를 알기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학교 방침에 따라 인적 사항은 보안에 부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김정일과 다가오는 북한의 위협’을 펴낸 언론인 재스퍼 베커는 저서에서 김정철과 그 동생이 스위스 수도 베른에 있는 북한 대사관 소속의 운전기사, 외교관의 자녀로 각각 위장해 국제학교를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페이지 교장은 유명인사들의 자녀들이 지원하는 사례가 많은지를 묻는 질문에 “모든 국제학교가 다 그렇다”고 말할 뿐, 구체적 언급을 회피했다.

베른 국제학교의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정보에 의하면 이 학교에는 현재 35개국출신의 학생 약 250명이 재학중이다. 재학생의 대부분은 유명 스포츠인과 경제인, 국제기구 직원들의 자녀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어 분트는 이에 대해 베른 국제학교의 학부모들은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일보다 덜 유명하고 덜 악명높은 부모들인 셈이라고 비꼬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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