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철, 검열중 ‘지도력 부재’로 철수”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를 중심으로 지난 4월 20일부터 진행됐던 ‘국방위원회 검열’이 ‘농촌지원 기간’이라는 이유로 5월 중순께 갑자기 모든 검열인원을 철수시킨 것과 관련, ‘농촌지원’때문이 아닌 ‘김정철의 지도력 부재’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정철은 지난 3월부터 청진시에 머물면서 ‘비사그루빠 검열’(비사회주의 그룹 검열)을 비롯해 ‘중앙당 검열’, ‘보위부 검열’을 지도했고, 4월 20일경부터는 ‘국방위원회 검열’을 지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검열은 검열 성원들만 바뀐 채 김정철의 지도 아래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신의주, 함경북도 청진시를 중심으로 국경지역 도시들에서 진행돼 온 ‘비사 검열과 ‘중앙당 검열’, ‘국방위원회 검열’은 북한 권력의 중심부에 있는 김정일의 매제 장성택(63) 노동당 행정부장과 김정일의 차남으로 후계자로 건론되고 있는 김정철(27)이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북한 내부소식통은 4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잇따른 검열들로 함경북도 민심이 너무 악화돼 검열인원들을 모두 철수시켰다”며 “위(김정일)에서 검열책임자들에 대한 심각한 비판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정일, 김정철 ‘함북 검열’, 장성택 ‘평북 검열’ 맡겨”

김정일이 두 사람에게 검열을 맡긴 이유는 서로의 경쟁심을 유도하겠다는 계산과 함께, 장성택 부장에게 다시 한 번 충성 할 기회를 줘 지난 2005년 지방에서 ‘혁명화’를 거쳐야 했던 수모를 보상해 주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특히 김정일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정철에 대해선, 현장에서 단련시키고 그의 지도력과 통찰력을 테스트하는 기회로 삼으려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철은 김정일의 기대에 맞게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또 다른 내부 소식통은 “장 부장은 부패척결에 중점을 두었지만 정철이는 사회적인 규율(치안)을 잡는데 주력했다”면서 “장 부장의 행동은 많은 인민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김정철은 도리어 인민들의 원성만 샀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함북도 인민들이 검열에 많은 고생을 했다”며 “이 때문에 정철이도 몇 번 중앙당에 올라가 위(김정일)의 특별조언을 받았으나 사태가 점점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맡은 일이어서 경험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지만 어쨌든 이번 검열에서 그(김정철)에 대해 사람(간부)들이 많이 기분 나빠(실망)한다”면서 “지도력이 상당히 약한 것 같은데 경험 부족이 원인이라면 모르겠지만 정말 능력이 없다면 심각한 문제다”고 말했다.

일단은 도내 고위간부들 사이에서 대놓고 말은 안하지만 ‘아직은 햇내기(신출내기)’, ‘능력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정철은 아직 햇내기’, ‘능력 없는 사람’ 비판”

이번 검열그룹의 철수에 대해서도 “검열의 책임자가 자제분(김정일 가족)이란 소문이 돌면서 민심이 더 나빠지고 있다”며 “김정철이 철수한 것도 함북도 민심이 더 악화돼 그에 대한 비난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해 긴급 철수했다는 설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경우 비사 검열을 비롯한 모든 검열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주민들은 절대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함경북도 민심과 더불어 검열 책임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정철의 이름이 거론 된다는 것. 때문에 민심이 두려운 김정일이 미래 후계자에게 흠이 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급히 김정철을 철수시켰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정철의 함경북도 검열 지도로 인해 북한 고위층을 비롯한 함경북도 고위층들은 이에 대해 상당히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정철의 지도력 부재가 확인되면서 차기 지도자에 대한 커다란 실망을 안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김정철이 무엇인가 큰 건을 터트려 함북도 기강을 잡겠다고 무진 애를 쓰면서 내부 통제를 강화했다”면서 “이것이 결국 신의주 쪽을 맡은 장성택과는 다른 복잡한 문제들을 야기하면서 김정일로부터 여러 차례 내부적인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세도 잘 모르면서 기강을 잡고 규율을 세우겠다고 하니 먹을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큰 타격이 됐다”며 “민심을 수습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난 민심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