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6자회담 복귀 4조건 제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에게 6자회담에 복귀하기 위한 4가지 조건을 제시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복수의 회담 소식통을 인용해 1일 베이징(北京)발로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왕 부장에게 ▲미국에 의한 ‘안전보장’ ▲대등한자격의 협의 약속 ▲신뢰할 수 있는 조건 제시 ▲북한을 압제국가로 규정한 명백한 이유설명 등을 회담복귀 조건으로 제시했다.

중국은 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의사표시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과 의견조정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ㆍ미ㆍ일 3국은 ‘북한의 무조건 회담 복귀’를 요구하고 있어 중국과미국의 의견조정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왕 부장과 가진 3시간 40분 동안의회담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을 ‘압제국가’의 하나로 지목한 사실을 들어 “어쩌겠다는 건지 명백한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취임 연설과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한데 대해서는 특별한 평가를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어 미국에 의한 ‘안전보장’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왕 부장이 6자회담 틀 안에서 미국과의 양자협의가 가능하다고 설득한데 대해 “지금까지 3차례의 회담에서 미국은 강압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우리와 대등하게 대화하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면서 “그래서는 회담이 무의미하다”며 애초에는 6자회담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

김 위원장이 말한 ‘대등한 자격’요구는 ‘양자협의는 하지만 거래는 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에 대한 불만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신뢰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전부터 요구했던 핵포기 조치 단계별 에너지 지원 등 대가를 의미하는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교도통신은 풀이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김 위원장이 왕 부장과의 회담에서 미국이미사일과 인권 등 핵 이외의 문제를 6자회담에서 거론한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핵문제로 국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중국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또 핵동결의 대가로 ▲테러지원국가 지정 해제 ▲경제지원 ▲주변 국가와의 국교수립 등에 대한 확실한 보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도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