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3년 만에 김일성 묘소 참배…“‘유훈통치’ 강조”

김정일이 8일 김일성의 사망 14주기를 맞아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은 “(김정일이) 동행한 군대의 지위 성원들과 함께 김일성 동지께 경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이날 참배에는 김격식 군총참모장,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군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 군 간부들이 수행했다.

김정일은 지난 4월 15일 김일성의 96회 생일을 맞아서도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했었다. 그러나 김일성의 기일을 맞아 참배한 것이 북한 매체를 통해 알려진 것은 2005년 7월 이후 3년만이다.

김정일은 김일성이 사망한 이후 해마다 7월 8일 0시나 오전 일찍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금수산 기념궁전을 찾았고 북한매체들은 당일 이를 크게 보도해 왔었다.

그러나 지난 2006, 2007년 2년 연속 김정일의 참배 여부가 북한 매체를 통해 알려지지 않아 이례적인 일로 해석됐었다. 2006년에는 7월 5일 미사일 실험 발사로 인한 긴장 조성 국면이 있었고, 2007년 상반기는 김정일의 건강 악화설이 불거졌던 시점이었다.

따라서 김정일이 3년 만에 참배를 재개한 것은 최근 들어 미국이 식량지원을 재개하고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는 등 미북 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된 데 따른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올해는 북한 정권 수립 6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참배 사실을 공개한 것 같다”며 “김일성 사망 14주기 기념사설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인민들에게 혁명위업의 계승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김정일이 매년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보도를 안 하는 경우도 있다”며 “대외적으로 보도를 하는 경우는 인민들에게 김일성 수령에 대한 기억을 되새겨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목적이 있을 때”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정일이 지난해 새해 첫날과 군 창건 75주년(4.25)에는 김일성의 묘소를 찾았으면서, 기일에만 참배하지 않는 것은 김일성의 영향력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었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김정일로서는 김일성의 ‘유훈통치’를 계속 써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개혁개방을 실시하는 등 정책이 변화하거나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과제가 대두됐을 때 ‘유훈통치’를 통해 인민들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내각의 성, 중앙기간 간부들과 항일혁명투사들, 군 장병들, 북한 주재 외교단 및 무관단, 국제태권연맹 수석부총재 등도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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