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012년까지 자신의 후계자에 대해 언급하지 말도록 금지시켰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3일 서울발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와 남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은 맏아들 정남을 지지하고, 김 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 김옥은 다른 두 아들 중 한 명을 미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느 누구도 감히 한 사람을 후계자로 천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2012년까지 아무도 후계자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단호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의 북한전문가 정창현 교수는 이 신문에서 “아직은 후계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게 정치적 자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딸에 더 신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의 공식 부인인 김영숙이 낳은 두 딸 중 맏딸인 설송(34)은 직계 가족 중 김 위원장으로부터 가장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북한 관리는 가부장적 전통이 남아 있는 “북한은 여성 지도자를 맞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가족에 대한 개인적 애정을 허용하기보다는 후계 문제를 국방위원회의 손에 맡겨 두기를 더 선호하는 입장이라고 텔레그래프는 말했다.
정창현 교수는 “김정일은 군부, 내각, 노동당을 완전 장악하고 있는 것 같다”며 “권력 이양의 문제가 표면으로 올라올 2012년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 내외 소식통들의 정보를 종합할 때 김정일 위원장은 뇌졸중을 겪기는 했지만, 당초 주변에 알려진 것만큼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비정부기구에서 일하는 한 미국인이 지난 10월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그 후 김 위원장의 건강이 심각하다 혹은 곧 사망할 것이다라는 서방 정보기관들의 주장이 수그러졌다고 텔레그래프는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