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10·3 합의 불변…6者 행동해야”

▲ 30일 왕자루이 중국 당대외연락부장과 만난 김정일

북한 김정일은 30일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6자회담과 관련, 핵폐기를 위한 합의사항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정일은 이날 방북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당대외연락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6자회담 당사국들은 자신들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신화통신이 31일 보도했다.

김정일이 6자회담 관련국들에게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북한이 6자회담 10.3 합의에 따라 이행해야 할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핵신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려는 기만술로 보인다. 또한 미국으로 하여금 선(先)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우회적 압박으로도 해석된다.

그는 또 “북한은 충실한 이행을 위해 중국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왕 연락부장은 “6자회담과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을 위해 북한과 긴밀한 협력을 가질 것”을 요청했다.

김정일은 이 날 접견에서 “경제 발전과 생활 향상이 북한의 최대 과제”라고 설명하며 중국과 교류를 확대하기를 희망했다.

왕 부장이 방북함에 따라 북한의 ‘10.3 합의’ 불이행으로 교착에 빠진 6자회담의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왕 부장은 2005년에도 꺼져가던 6자회담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평양을 방문해 역할을 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왕 부장이 미 행정부의 협상파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계별 핵프로그램 신고 방안을 김정일에게 전달했을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9일 중앙일보는 미국이 중국 측에 “북한이 신고서에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핵 확산 의혹은 비공식(private) 채널에서 계속 논의한다’는 주석(footnote)을 핵신고서에 명기할 경우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할 수 있다”는 내용을 북한에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의 중앙통신은 “김정일 동지께서 후진타오(胡錦濤) 동지에게 인사를 전하신 다음 왕자루이와 따뜻하고 친선적인 담화를 하셨다”고 전했다. 하지만 어떤 대화가 오고갔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날 회동에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박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부부장, 평양주재 류샤오밍(劉曉明) 중국대사가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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