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후계 시나리오 ‘상식’밖일 수도”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외부적 고려 때문일 수도 있지만 후계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아버지가 못한 것을 이룸으로써 아버지보다 못한 정통성을 강화하고 군과의 관계 등에서 권력기반을 강화하려는 내적 고려 때문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미국 국방부 정보담당 부참모장실에 근무하는 브라이언 포트 참모장교가 주장했다.

노틸러스연구소에 최근 실린 글에서 포트는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 결정에 따라서 핵무기를 손에 쥔 20대 나이의 북한 새 지도자가 나타나거나 궁극적으로는 북한이 남한에 흡수통일돼 통일된 한국이 핵을 갖게 되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며 미국의 동북아 안보전략에서 김정일 후계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포트는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로 장남 김정남에 기운 듯 하다가 작년 차남 김정철이 선두주자로 부상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김정일의 불가측적인 행태를 감안하면 아들들 중에서 후계자를 지명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상식’ 밖의 여러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 다른 시나리오 가능성도 철저히 분석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포트가 분석한 상식 밖의 김정일 후계 시나리오들.

◇가족 내

북한이 여전히 유교적 가치관을 지닌 사회라는 점에서 김정일의 다른 가족들을 후계 후보에서 배제할 수 없다.

▲김설송 = 본부인 김영숙과 사이에서 난 김정일의 외동딸. 김설송은 최근 신상보안 문제를 포함해 아버지의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일들을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설송이 후계자가 안 되더라도 김정철 등 다른 후계자들에 대한 강력한 지원, 더 나아가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김평일 =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정일과 달리 정규 장교로 군에 복무하면서 군 내부의 존경을 받는 등 김정일의 반대 스타일. 김일성이 후계자로 김정일을 택한 것도 이러한 김평일이 자신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일 수도 있다.

김평일은 북한의 과도기적 지도자로 알맞을 수 있다. 지배층 일각에서 반대할 수 있지만 군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커다란 이점이다.

김정일이 김평일을 자신의 후계자로 택하는 일은 없겠지만 후계자의 기반이 불안하거나 김정일이 후계자 지명을 너무 늦추거나 혹은 아예 지명하지 않을 경우 김평일은 지배층 일각에 대안이 될 수 있다.

▲장성택 = 김정일의 누이 김경희와 결혼해 김정일의 매제인 그는 군맥이 좋은 집안 출신으로 숙청됐다가 최근 복권됐다.

그는 김정일의 후계자가 되지는 않더라도 후계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그의 아들들 역시 김정일의 아들들 만큼 김일성의 피를 이어받았다.

장성택의 아들들이 후계자로 검토되고 있다는 징후는 현재로선 없지만 후계 문제에 대해 김정일이 손을 놓거나 대안 시나리오가 발동되는 상황이 되면 이들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가족 밖

▲’킹 메이커’와 권력분점 =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의 후계군 가운데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북한을 지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힘을 가진 사람이 없음을 인식, 한 명이나 복수의 킹메이커를 만들어 후계자를 지원토록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후계자가 막후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더 원할 수도 있다. 자신이 일선에서 후퇴하더라도 죽을 때까지 막전막후에서 권력을 계속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번제 후계 = 혈족 승계가 김 위원장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분석에 따른 시나리오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아들들이 북한을 지배할 능력이 없음을 안다. 김정일이 생존해 있고 적극 활동 중일 때라도 일단 후계자가 지명되면 김정일이 자신에 대한 적대자들을 피할 재간이 없다.

김 위원장이 차우세스쿠나 폴포트 등의 운명을 피하는 안전장치로서 필요한 능력을 갖춘 사람을 후계자로 선택할 경우 아들들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이 옵션이 김 위원장에게 나을 수 있다.

▲후계지명 포기 = 김 위원장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아예 후계를 지명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후계지명 행위 자체가 반대세력을 규합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후계자에 대한 내부 줄서기 경쟁에 김정일이 희생될 수도 있다.

북한의 약화된 국가상태나 김 위원장이 아버지에 비해 정통성이 결여된 점 등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죽을 때까지 권좌에 머물 계획일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의 급사

이 시나리오에선 후계지명을 위해 취해온 기존의 모든 것들은 물론 김 위원장의 후계지명에 대한 반대파 역시 무력화된다.

누가 먼저 그의 죽음을 알고 관련 뉴스를 통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 그리하여 신속히 선수를 칠 수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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