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후계자 상속목록에 ‘비료 증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남한의 식량 및 비료 지원 중단에 단단히 덴 탓일까, 연일 비료 증산을 강조하는 행보를 했다.

그는 7일 북한 최대 비료공장인 함경남도 흥남의 흥남비료연합기업소를 찾아 “식량문제를 풀자면 농촌에 비료를 많이 보내줘야 한다”며 비료증산을 독려하고 곧바로 8일 평북 락원기계연합기업소로 가서 흥남비료공장에 필요한 설비 공급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북한은 지난해 모처럼 풍수해를 면해 수년간 이어진 풍수해로 인한 흉작을 뛰어넘는 ‘풍작’을 이루긴 했지만, 실제론 평년작에 불과했다.

남한이 10년가까이 해오던 수십만t의 식량과 비료지원이 끊기는 바람에 북한의 식량위기는 여전했고, 그 위기는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북한은 남한에 의존하던 지원의 중단시 맞을 체제의 취약성을 그대로 노출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비료산업 연관 공장들을 잇따라 시찰하며 강조한 것은 “새로운” 석탄 가스화 공정의 도입을 통한 비료 증산.

석탄 가스화 공정이란 석탄을 고온에서 가스화해 발생되는 수소를 공기중 질소와 결합시켜 암모니아를 합성, 비료를 생산하는 공법으로, 남한에서 사용하는 나프타 가스화 공법에 비해 낙후한 기술이지만 석유나 나프타를 대량수입하기 어려운 북한의 처지에서 비교적 풍부하게 매장된 석탄을 이용하자는 전략이다.

국내 굴지의 비료공장 관계자는 10일 나프타 가스화 공법과 석탄 가스화 공법을 각각 휘발유차와 목탄차에 비유하면서 “아마 중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석탄 가스화 공정을 도입해 암모니아를 생산, 요소비료를 생산하려는 게 아닌가” 추정했다.

비록 세계 수준에 비해 낙후하긴 했지만 석탄 가스화 공정을 대대적으로 도입해 비료와 식량의 증산을 꾀하는 해법은 노력동원과 거름 증산 ‘전투’에만 의존하는 전략에 비해선 성과를 예상할 수 있는 농업발전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흥남비료공장에선 이 공장이 “새로운” 공정 건설을 제기한 것은 “(북한) 농업발전의 절박한 요구를 반영한 대담하고 창발적인 발기”라면서, 이 공정이 완성되면 “전력소비 기준을 훨씬 낮추고 우리의 원료, 자재에 기초한 공고한 생산토대를 축성할 뿐 아니라 비료생산에서 획기적인 전환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7일 전했다.

그는 락원기계연합기업소를 찾아선 흥남비료공장의 새 공법 건설을 “단기간에 끝내자면 락원기계연합기업소에서 산소분리기를 제때에 생산 보장해 주어야 한다”며 대형 산소분리기 생산은 “락원의 노동계급을 믿고 주는 당의 가장 중대하고 전투적인 과업”이라고 강조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락원기계공장은 각종 기계를 제작하지만 “당면하여 대형산소분리기 생산에 총 역량을 집중”할 것을 김 위원장은 주문했다.

북한이 이러한 식량난 해결 전략에 사활을 거는 것은 지난해 8월 이래 북한의 각종 언론매체들이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의 석탄 가스화 공정 건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데서도 감지된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달 17일 남흥청년화학의 석탄 가스화 공법 공사에 대해 보도하면서 “오늘 조선(북한)에서 온 나라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경제대상 건설”이라고 북한의 ‘국가적’ 차원 사업임을 전했다.

이 공사는 지난해 5월 시작돼 11월 현재 40%의 공정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 기본공사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부문별 시운전에 들어갈 것이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특히 북한은 이 공사를 시작한 직후인 지난해 6월초 열린 북핵 6자회담 경제.에너지실무그룹 차원의 남북 실무협의에서 석탄 가스화 설비를 지어줄 것을 요청하면서 구체적으로 중국이 공사를 맡고 일본이 건설비용중 4천만달러를 부담하는 제안을 했었다.

당시 북한측은 건설 현장 방문 등 모니터링도 전면 수용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북한의 한승준 화학공업성 부상은 지난 6일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강성대국 달성 목표 해로 정한 2012년까지 화학비료의 생산을 “정상화”할 게획이라며 남흥청년화학공장과 흥남비료공장의 석탄 가스화 공정이 완성되면 “수입에 의존해오던 일부 화학비료들”을 자급자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망적으로는 수출도 하게 될 것”이라고 큰소리치기도 했다.

그의 장담대로 된다면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의 후계자에게 비료 증산을 통한 식량난 완화라는 상속재산을 넘겨줄 수 있게 된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