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회담 복귀 앞두고 활기찬 활동

중단됐던 6자회담이 1년여 만에 재개되는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도 분주하고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어 회담 복귀와의 연관성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북-미 양국이 10월 말 베이징(北京)에서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한 이후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활동의 폭도 매우 넓은 것이 특징이다.

북한은 핵실험 이후 주민들에게 ‘핵 보유국’으로서 자긍심을 갖도록 사상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체제 결속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핵보유국 주장을 펼치면서 ‘몸값’에 맞는 대우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김정일 위원장의 최근 행보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일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살펴보면 이 같은 북한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올해 들어 1∼6월 기간에는 매달 적게는 7회, 많게는 17회까지 시찰에 나섰으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7.5)와 핵실험(10.9), 이에 따른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등 위기지수가 한껏 고조되던 7∼10월에는 거의 두문불출하다시피 했다.

미사일 발사 후에는 40일 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구구한 억측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6자회담 재개 합의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시찰 횟수도 매우 빈번한데다 과거의 군부대 일변도에서 탈피, 경제분야 시찰도 잦아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모두 10차례 시찰활동을 벌였는데 이 가운데 군부대 시찰이 4회, 경제부문 시찰이 5회다. 지난달 초 신설된 강원도 원산목장을 시찰한 데 이어 12∼14일 함경남도 산업시설을 집중적으로 둘러봤다.

또 이달에도 9일 현재 벌써 8차례나 시찰에 나섰다. 군부대가 6회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황해북도 예성강발전소 건설 현장과 사리원시 미곡협동농장도 방문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 판은 11일 북한 최대 곡물 생산지 중 하나인 황해북도 사리원시 미곡협동농장을 방문한 것과 관련, 앞으로 경제발전과 주민생활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와 이에 대응한 핵실험 등으로 파국으로 치달았던 국면이 6자회담 재개 합의로 일단 대화의 장을 마련하게 됐다는 정세판단과 함께 ‘핵 보유국’으로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시찰활동 사진을 보면 과거와 달리 웃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띌 뿐만 아니라 얼굴에서 여유와 자신감이 엿보이고 있으며 행동도 매우 활기가 넘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조지 부시 행정부에 대한 심판이라는 의미를 지녔던 미국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한 것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현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