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통일위한 희망적인 큰 선언 내자”

“조국해방(광복) 55돌을 맞이한다는 의미에서 통일을 위한 희망적인 큰 범위의 선언 같은 것이나 하나 내고, 거기에 앞으로 더 전진적으로 어떻게 발전시킨다 하는 내용을 큼직하게 명기해놓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북한의 온라인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4일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일화를 소개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그해 6월3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두 번째로 평양을 방문한 “남측 특사 일행”에게 6.15공동선언문과 관련해 이같이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특사 일행과 4시간 반 동안 면담한 자리에서 “남조선 당국자(김대중 전 대통령)가 정치활동 마무리를 잘하기 위해서도 큰 선에서 공동선언이나 발표하고 앞으로 지향적으로, 발전적으로 북남관계를 점차 개선해나가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는 의견도 냈다고 한다.

“북남 수뇌상봉(정상회담)에서 발표할 문건이 지난날의 것을 반복하고 모방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내용으로 돼야 한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뜻이자 의지였다는 것이 ’우리민족끼리’의 평가.

김 위원장은 또 특사에게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에 올 때 남조선의 전직 대통령들도 함께 데리고 올 데 대한 의견”도 내놨다고 매체는 전했다.

당시 남측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도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 김 위원장이 전직 대통령들의 동반 방북을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특사 일행을 위해 마련한 만찬 자리에서 “내가 이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우리는 북과 남이 서로 마음이 통해서 이 땅에서 민족적 자존심을 가지고 살아나가야 한다. 자존심이 곧 힘이다”라고 말했다고 ’우리민족끼리’는 소개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앞으로…조선 문제는 어디까지나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이것은 장군님(김 위원장)께서 남조선 당국자를 만나는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과, 그를 만나서 하게 될 담화의 기본 종자를 명시한 것”이라고 이 사이트는 풀이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더불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자기를 평양에 불러줄 것을 여러 통로를 통해 요청”했고, 김 위원장이 “이 해(2000년) 조국통일운동에서 전환적 국면을 열어제낄(열어젖힐) 원대한 꿈을 품”고 “남조선 당국자의 평양방문 초청 제의”를 받아들여 첫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합의서(4.8)가 채택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4.8합의서 채택 다음 날인 9일 “남조선 당국자가 평양에 오는 것은 수령님(김일성 주석)의 유훈을 관철하는 측면에서도 좋은 일이며 북남관계를 전진시키는 데서도 하나의 사변”이자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또한 “북남합의서가 채택된 것은 우리의 막강한 군사적 힘에 의해 마련된 승리, 다시 말해 선군(先軍)정치의 위대한 승리”라면서 “우리가 선군정치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결과를 얻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고 ’우리민족끼리’는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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