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취미 겨울사냥, 첫눈 올때 시작

▲ 김정일은 승마와 사냥이 취미

김정일의 취미는 사격, 사냥, 승마 등이다. 사냥은 주로 첫눈이 내리는 초겨울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김정일 전용 사냥터 구역에서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정일의 개인별장이 수없이 많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으나, 개인 전용 사냥터가 도처에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김정일에 대한 경호상 일반주민에게 알려지면 안되기 때문이다. 사냥을 통해 사격실력을 시험해보는 것은 김정일의 빼놓을 수 없는 일과이기도 하다.

김정일의 개인 사냥터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사실도 호위국 출신 탈북자와 사냥터를 목격한 탈북자들에 의해 뒤늦게 밝혀지고 있다.

호위국 출신 허철수(55세, 가명)씨의 증언에 따르면 평안남도 안주시 별장과 인접한 평안북도 박천군 용화리와 영변군 오봉리 사냥터가 대표적이다. 허씨는 “언제부터 개인 사냥터로 확정되었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 지역에 살던 출신성분이 나쁜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진 70년대부터인 것 같다”고 말한다.

그 외 운곡지구안에 있는 ‘운곡목장’이다. 허씨에 따르면 “‘운곡목장’은 고기용 소목장이라고 하지만 실은 중앙당 금수산경리부에서 직접 관장하고 있는 꿩 노루 목장”이라고 한다. 평안남도 순천시, 문덕군, 숙천군, 개천시, 안주시와 인접하고 있는 거대 광역지구인 운곡지구는 2002년 12월 20일 김정일의 공개 현지시찰을 받은바 있다.

일년 농사 지어 사냥용 짐승먹이로

박천군 용화리와 영변군 오봉리 주민들은 대체로 호위국에서 근무한 제대군인들이고 또 핵심당원들이다. 불시의 시각에도 김정일이 오면 ‘1호 행사'(김정일을 위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충성심이 강한 사람들이 모여산다.

사냥구역은 ‘호위국 농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주민들이 하는 일은 농사를 짓고, 도로 정리와 짐승 관리가 전부다. 겨울이 오면 도로에 눈을 말끔히 쓸어내고, 짐승들이 겨울을 나도록 산 주변에 옥수수단으로 집을 지어 추위를 막아주고, 한겨울에는 눈 위에 낟알을 뿌려준다.

협동농장이지만 분배를 받지 않고, 당에서 직접 배급을 받는다. 농사를 지은 곡식은 짐승먹이용이다. 입동(立冬)이 지나 벌판에 먹이가 떨어지는 시기가 오면 노루와 꿩들은 집 근처로 내려온다. 가정집에서 개 먹이를 주듯 구유(짐승먹이통)의 먹이를 먹는 노루와 꿩을 보며 이곳을 지나는 주민들은 ‘여기는 다른 세상이구나’ 생각한다.

사람과 친숙하게 된 짐승들은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는다. 심지어 꿩들은 부엌으로 날아들기까지 한다. 다른 곳에서 살던 짐승들이 먹이를 얻기 위해 떼를 지어 찾아와 합류하는 경우도 있다.

사냥터를 지키는 관리원들은 김정일이 불시의 시각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호위(경호)사업과 짐승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그러나 일년에 한두 번, 심지어 어떤 때는 한번도 내려오지 않을 때도 있다. 다른 지역에도 사냥구역이 있기 때문이다.

사냥 시간은 보통 밤 11시~1시경

사냥이 진행되는 시간은 보통 밤 11시~1시경. 고요하던 도로에 자동차 소리가 들려온다고 한다. 이때 주민들은 “장군님께서 사냥을 오셨다”며 발 뒤꿈치를 들고 밖을 내다 본다고 한다. 벌판 한가운데가 대낮처럼 밝아지면서 엽총소리가 울리고, 불빛 사이로 건장한 체구의 수행원들이 사냥개를 앞세우고 짐승들을 몰아 모아온다.

사냥은 한 곳에서 30분 정도이며 여러 곳을 이동하면서 진행된다. 불빛에 놀란 꿩과 노루들이 뛰어다닐 때 그쪽 방향으로 방아쇠만 당기면 10여 마리의 꿩이 떨어진다.

사냥팀이 한번 행차할 때는 일본제 ‘SAFARI’ 3~4대가 동원된다. 웬만한 밭고랑과 개천은 지장 없이 달리는 이 차는 군단장급 사령관들에게만 전시 작전지휘용으로 특별히 공급되어 일반주민들은 구경하기도 힘들다.

노루 한 마리 잡아먹고 추방당한 주민

사냥이 시작되기 전 먼저 경호원들이 이 지역을 순회한다. 이따금 짙은 선팅을 한 ‘사파리’ 차가 사냥구역을 배회하면 ‘오늘 저녁에는 장군님이 오시겠구나’ 하고 주민들은 추측한다.

사냥구역은 경비군인들이 매일 순찰근무를 한다. 경비원들과 인근의 보안원(경찰)들은 자동소총 AK에 실탄을 장전하고 사냥구역의 매, 독수리, 승냥이, 멧돼지와 같이 사냥용 짐승을 해치는 맹수들을 사냥한다. 사냥구역에 꿩, 노루가 모이자 맹수들도 자연히 늘어나게 되어 보안원들과 경비원들은 3~4명이 한 조가 되어 맹수들을 사냥한다. 이들 짐승은 원래 군견 먹이로 쓰거나 탁아소, 유치원에 보내게 되어 있지만 대부분 자기들이 처리한다.

동네로 내려오는 꿩과 노루에게 주민들이 돌을 던지거나 몽둥이를 휘둘러서는 안된다. 어쩌다 다리 부러진 노루나 죽은 꿩을 줍더라도 당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몰래 먹을 경우 사상적으로 문제된다. 허씨는 “93년 어느 겨울날, 노루가 집 창호지를 다 찢어놓아 추위에 떨던 어느 주민이 낫을 던져 노루를 죽여 끓여 먹는 바람에 추방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곳 주민들은 개를 기르지 못하게 되어있다. 꿩을 죽일 수 있는 농약을 쓰지 못하게 하여 동물보호와 증식에 노력하고 있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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