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추모행사 기간에 청년들 패싸움 청진이 발칵

십대도 포함된 충돌에 보안원 대거 출동…중형 가능성 커보여

김정일 사망 7년을 맞아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에 북한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노동신문이 18일 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당국은 김정일 사망 7년을 맞은 17일을 전후해 애도기간을 지정하고 전국적으로 추모사업을 진행했다.

이 기간 김정일의 업적을 찬양하고 동상에 헌화는 등의 추모사업을 조직하는 한편으로 분위기를 흐리는 비법행위나 고성방가, 단체 음주 등을 금지했다. 이러한 소위 ‘존경없는 행동’이 발생할 경우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일성, 김정일 애도기간에 발생하는 음주나 범죄 행위는 정치범에 준해 처벌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잔뜩 몸을 움츠린다. 그런데 올해 함경북도 청진에서 애도기간에 집단 패싸움이 발생해 보안서(경찰서)가 발칵 뒤집혔다.

이 지역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장군님(김정일) 서거 7주년을 하루 앞두고 (16일) 청진 시내에서 십대와 이십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단체로 싸움질을 벌였다”면서 “인근 보안서에서 보안원 수십 명이 출동해 가담자들을 전부 잡아들였다”고 말했다.

패싸움에 가담한 십대와 이십대는 십여 명으로 청진 시내 식당에서 사소한 말싸움이 발단이 돼 도로까지 나와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싸움이 시작되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곧바로 보안원들이 출동해 싸움을 제지했다고 한다. 충돌 현장에는 도당(道黨) 간부들까지 나와 언성을 높이며 즉각적인 구류와 처벌을 지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도당 차원에서 다시금 남은 애도기간에 추모분위기를 흐트리지 말고 마지막까지 정중하게 보낼 데 대한 지시가 떨어졌다”면서 “패싸움을 한 청년들의 문제도 상정돼 엄하게 다스리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싸움에 연루된 청년들은 애도기간에 걸린 만큼 중형이 불가피하다. 도당 간부들까지 목격하고 사건화 된만큼 중앙에서 이 사건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탈북민들은 애도기간 싸움 행위는 김부자에 대한 불손한 행위로 간주돼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갈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가담자 가운데 십대도 있다는 점에서 감경 사유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애도기간 집단 패싸움은 김정일 추모에 대한 주민들의 태도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있다.

한 탈북민(2017년 입국, 함경북도 출신)은 “시간도 많이 흘렀고 이제는 주민들이 조직생활보다는 장사나 생계에 바쁘기 때문에 애도행사에 참석해도 집중을 잘 하지 않는다”면서 “날선 통제를 해도 분위기는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추모 당일인 17일  하루 장사를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은 인근 주택이나 거리에서 몰래 물건을 사고 팔았다고 이날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