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추락하는 비행기에 아들 태우지 않을 것”

러시아 출신의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사진) 국민대 교수는 김정일은 북한 체제가 곧 붕괴될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세 아들 중 한 명을 후계자로 세우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2일 전망했다.

란코프 교수는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 출연, “김정일은 민족과 특히 세계 경향에 대해 지식이 많은 사람으로 장기적으로 (북한)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김정일이 독재자이긴 하지만 사랑하는 아들을 추락하는 비행기에 타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아주 가설적인 의견이기는 하지만 (김정일은) 북한의 마지막 위기 때 가족들이 책임을 피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며 “(아들들은) 스위스에 가서 유학을 하거나 작가나 영화감독, 사업을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한 “북한 체제의 특성상 후계자는 김일성 가계에서 나와야 하지만 김정일이 아직까지 후계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김정일 자신은 이미 70년대 초 후계자로 임명돼 (권력 이양을) 25년 정도 준비했다. 김정일이 지금 후계자를 지명하더라도 이제 그만큼의 시간은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 체제의 붕괴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그리 높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지금 개혁과 개방을 하지 않은 것은 우연한 것이 아니다”며 “북한은 개혁과 개방을 시도하면 붕괴할 수 밖에 없는 체제이기 때문에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개혁과 개방을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개혁·개방을 할 경우 나라의 문을 어느 정도 열어줘야 하지만, 북한의 이웃에는 소득수준과 생활수준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남한’이란 존재가 있다”며 “북한에게 개혁·개방은 중국처럼의 경제 성장을 뜻하기보다 동독의 경우처럼 붕괴와 흡수통일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특히 “북한이 세계적으로 통제가 제일 엄격한 나라이긴 하지만 세월이 갈수록 통제와 감시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이 북한과 남한 사이, 아니면 북한 중국 사이 경제 수준 차이를 알게 되면 체제를 반대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급변사태시 중국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은 북한 체제의 붕괴 이후 피난민이나, 핵무기, 일반무기 등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와 발생하게 될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실상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은 ‘뜨거운 감자’로 중국은 북한에 대한 개입·간섭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제일 중요한 목표는 고도 경제 성장을 위한 안정된 국제 환경이기 때문에 북한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간섭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남한이 이러한 북한의 위기를 통제할 수 있는 경우 중국은 (남한으로의) 흡수통일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그는 이명박 정부의 향후 대북정책에 대해 “노무현 정권이 북한에 대해 착각을 많이 하긴 했지만, 결국에는 햇볕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그러나 햇볕정책의 대상은 배고픈 북한의 민중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햇볕정책의 방법은 북한에 돈을 주는 것이 아니다. 돈으로 주면 김정일 또는 측근들이 마시는 꼬냑으로 낭비될 것”이라며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원조나 교육, 보건산업 지원, 인프라 개발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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