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총비서 재추대…17년만에 ‘폼’ 잡았다

28일 개최된 북한 노동당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일이 총비서로 재추대됐다. 조선중앙방송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날 오후 2시 일제히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는 우리당과 우리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1시35분께 “오후 2시부터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중대방송이 있겠다”고 예고, 내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44년만에 열린 당대표자회와 관련된 첫 결정이 ‘김정일 총비서 재추대’라는 점에서 북한이 이번 당대표자회를 기점으로 김정은 후계구도 공식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더해진다.


현재 당권(黨權)이 김정일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함과 동시에 당권을 넘겨 주는 ‘권한’ 역시 김정일에게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공식 확인한 셈이다. 


김정일 1인 절대권력의 공고성을 놓고 볼 때 ‘전형적인 북한식 요식행위’라는 시각도 있지만, 27세의 김정은이 매우 짧은 시간내에 주요권력 승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소한 절차’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북한의 절박한 문제인식이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일의 총비서 등극은 지난 1997년 10월 8일 북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서 최초로 확인됐다.


당시 북한 관영 매체들은 당 중앙위원회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공동 명의의 ‘특별보도’를 통해 “김정일 동지께서 우리 당의 공인된 당 총비서로 추대됐음을 엄숙히 선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북한 매체들은 당중앙위원 및 당중앙군사위원의 명단이나 회의 내용 등에 대한 정보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당 총비서는 노동당의 최고지도기관인 당중앙위원회 총책임자를 의미한다. 당중앙위는 산하에 정치국과 상무위원회, 비서국, 검열위원회 등을 두며 다양한 전문부서를 거느리고 있다.


당 총비서는 비서국의 수장으로서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선출된다. 비서국은 노동당내 업무조정과 당중앙위원회 각 부서를 일상적으로 지휘 감독하는 당의 중추기관으로서 현재 북한 정치체계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지도·통제 기관이다.


그러나 1993년 제 6기 21차 대회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당중앙위 전원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다. 전원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정치국 상무위원회로 그 권한이 위임되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상무위원으로는 김정일이 유일하다. 김정일이 ‘선출’이 아닌 ‘추대’ 형식을 빌려 총비서직에 오른 배경도 이런 상황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되어 왔다. 


결국 김정일은 그동안 당대표나 당대표자회 등 당의 공개적인 추인 절차를 회피한 채 ‘약식 결정’을 통해 총비서 직을 유지하는 ‘절차상 하자’를 갖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총비서로 재추대 됨으로써 17년만에 형식상 정통성을 갖추게 됐다.


김정일 총비서 재추대 이후 북한은 김정은 후계작업 공식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이날 새벽 “김정일 동지께서 27일 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데 대한 명령 제0051호를 하달하셨다”면서 처음으로 김정은을 공식 거론했다. 김정은은 이 명령을 통해 고모 김경희를 비롯한 5명과 함께 북한군 ‘대장’ 칭호를 수여 받았다.


김정일의 경우 1974년 ‘당중앙’이라는 호칭을 부여 받으며 김일성의 후계자로 확정된 이후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90년), 북한군 최고사령관(91년), 북한군 ‘원수’ 승진(92년)를 거쳐 1993년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장에 추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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