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차기 ‘집단지도체제’ 선택 가능”

김정일 이후 북한의 권력구도는 집단지도체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인식이 학계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김정일의 유고 사태가 발생했을 때 임시적으로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김정일이 집단지도체제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적극 제기되고 있다.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학통일문제연구소협의회 학술회의에서 ‘포스트 김정일 시대 북한의 권력구조 전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김정일과 측근들 간의 동질성과 연대가 존재한다면 김정일로서도 이것이 북한 체제의 내구성을 높이는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기능적인 자질과 충성심을 통해 선발된 측근들이지만 이들과의 오랜 관계로 인해 김정일은 이들이야말로 자신을 대신해서 북한을 이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당과 군대를 장악하고 있는 엘리트들이며, 따라서 어떤 내부 변동에 대해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류 교수는 “집단지도체제 시나리오가 어떤 정책노선을 추구할 것인지, 그들 간의 동질감과 유대가 지속될 것인지, 권력 투쟁의 가능성은 없는지 등 많은 후속 의문이 제기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권력구조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 북한의 정치구조, 김정일의 리더십과 권력엘리트, 그리고 정치경제적 조건 등 세 가지가 변수를 살펴봐야 한다”며 ”이 세 가지 변수는 단순히 김정일의 선택만을 후계 권력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로 보았을 때 누락될 수 있는 보다 포괄적인 시나리오와 후속적인 권력구조 변동을 예측케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세습승계가 매우 유력화 되지만 북한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김정일이 선택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세습승계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김정일의 세 아들 모두 북한 내에서 인민들과 ‘섞여’ 교육을 받은 적이 없으며 김정일 만큼의 ‘출중한’ 리더십을 갖지 않으면 작동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과연 세 아들 중 아버지에 비견될 정도의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황진하(한나라당) 의원의 의뢰를 받아 현대북한연구회 이수석 회장 등이 4일 발표한 `김정일 이후 북한의 연착륙을 위한 한국의 대응전략 연구’ 정책보고서에서도 김 국방위원장의 유고시에는 대표성이 낮은 국방위원회보다는 각 분야의 수장들의 집합체인 당 정치국의 기능을 정상화시켜 집단지도체제를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집단지도체제가 장기간 존속 될 지는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미 외교협회(CFP) 폴 스테어스 선임연구원도 3일 LA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향후 북한 정세를 전망하면서 김정일 아들 중의 한명을 상징적인 지도자로 내세우는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NYT 등 미국 유력 언론들도 그동안 북한의 차기 권력구도가 집단지도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빈번히 제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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