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중병설, 급변 대비책 일깨워”

통일연구원은 10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병세에 따른 향후 북한의 예상 통치체제에 대해 후견인 통치, 병상에서의 수렴청정, 집단지도체제 등 3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은 ‘김정일의 9.9절 불참과 향후 북한체제 전망’이라는 온라인 기고문에서 우선 “김정일의 병세가 심각하지 않고 단순한 와병 상태”라면 “김정일은 자신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측근 가운데 한명을 지명하고 그의 후견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의식은 있으나 병세가 장기화”된다면 “침상에 누워서 혹은 휠체어를 타고 수렴청정을 할 가능성”이 높고 “김정일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면 지명받은 사람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원은 말했다.

연구원은 “김정일의 급작스러운 유고 상황이 발생하면, 일단 당과 군의 실세들로 구성된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방위원회가 형식상 권력의 중심에 남아 있으면서 후계구도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과도기 기간중 집단지도체제에 균열이 발생하고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하고 “상황에 따라 각종 유언비어의 유포, 주민들의 동요, 대량 난민사태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한편 “김정일의 유고 상황은 북한의 대내외 정책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며 “우선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핵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의 사망 때는 후계자인 김정일이 실권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북핵 협상을 차질 없이 진행시켜 그해 10월 북.미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지만 후계자 없이 유고 상태가 발생하면 북한은 대외정책의 동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렇게 될 경우 “북핵문제는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들어서 외교안보 라인이 정비되는 내년 중반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고 “남북관계에서도 북한은 극도의 경계심을 나타내며 접촉을 최소화하려 할 것”이라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연구원은 “김정일의 유고시 미국은 북한의 핵과 핵물질의 확산을 방지하는 데 관심을 집중하게 되고, 이를 위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미국의 묵인 하에 대북 영향력을 확대하는 등 주변 정세가 급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원은 “김정일 중병설은 한동안 잊혀졌던 북한 급변사태에 따른 대비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깨닫게 한다”며 “다양한 급변사태 시나리오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