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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이 왕자루이(王家瑞)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한 30일 “중국을 절대로 배신하거나 신의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일은 이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왕 부장을 만나 “조·중 우의는 두 당(중국공산당과 조선노동당) 과 두 나라의 선배 지도자들이 남겨준 보귀한 재산”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고, 3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평양발로 전했다.
이 같은 발언과 관련, 통일연구원의 전병곤 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의 전화 통화에서 “두 나라는 전통적 우호협력관계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해왔던 발언”이라면서도 “이 시점에서 나온 것은 6자회담 교착을 놓고 미·북이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북한은 중국과 긴밀히 협조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바뀌면서 대북 ‘퍼주기’보다는 ‘상호주의’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북한이 이를 관망중”이라며 “중국 역시 참여정부와 달리 신정부 나오는 얘기가 한미동맹 강화 쪽으로 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도 북한과 우호협력 관계를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왕 부장은 6자회담이 교착국면에 빠진 것과 관련, “이루어져야 할 진전이 늦춰지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자, 김정일은 “현재 출현한 곤란은 일시적인 것이며 극복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은 “6자회담 당사국들은 행동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자신들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대화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북한은 충실한 이행을 위해 중국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면담에서 김정일은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하는 것이 북한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북한은 중국과 교류를 강화하고 서로를 본보기 삼기를 희망한다”고 북·중 교류를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을 모델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대다수 북한 전문가들은 몇 년 전 김정일이 중국 경제 시설을 둘러봤을 때도 개혁개방에 대한 전망이 제기됐지만 현실화 되지는 않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