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정권, 북한인권운동 확산에 겁 먹었다

5월 3일자 노동신문은 ‘반역당의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1)’는 제하의 개인 필명 글에서 남한내 북한인권운동의 확산을 경계하는 논조를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북한인권단체를 한나라당과 연결시키면서 ‘극우보수’로 몰아가는 논조를 보여 북한당국이 남한내 북한인권문제가 확산되고 인권단체의 활동이 늘어나는 현상을 내심 두려워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신문 등 북한선전매체는 정세가 불리해지면 대외적으로 더 강경하게 나가는 특징을 갖는다. 겁 먹은 개가 더 크게 짖는 것과 유사하다.

◆ 요약

– 한나라당이 남조선 인민들로부터 받고 있는 많은 비난과 규탄의 대명사 중 하나는 ‘딴나라당’이다. 한나라당은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이익보다도 딴 나라, 즉 상전인 미국의 이익을 위해 극성이다.

– 미국의 ‘인권’ 공세에 쌍수를 들어 맞장구를 친자들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한나라당 족속들이었다. 이 패거리들은 ‘민주화네트워크’를 비롯한 극우보수단체들을 반공화국 소동에로 적극 부추겼다.

– 친미사대에 명줄을 건 한나라당을 그대로 두고서는 남조선에서 그 어떤 일도 안되며 남조선 사회의 민주화도, 조국통일도 실현할 수 없다는 바로 그것이다.

◆ 해설

노동신문은 한나라당을 북한인권문제와 결부시켜 맹비난했다. 여기에 ‘민주화네트워크’가 동조한다고 비난했다. ‘민주화네트워크’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에서 ‘북한’을 빼고 표기한 것이다. 북한에서는 ‘한국의 북쪽’을 의미하는 ‘北韓’을 용어로 쓰지 못한다. ‘북조선’ 또는 ‘조선’으로 써야 한다.

노동신문의 이 글은 북한인권문제가 남한과 국제사회에 확산되는 것을 매우 두려워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인권주간(4.22~4.28)과 일본여성 납치사건, 김영남씨 납치사건 등은 북한의 반인륜적 행위가 국제적 이슈로 부상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남한 내 친북세력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현재 김정일 정권은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금융제재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고, 그 다음 두려워 하는 것이 인권문제가 국제사회에 부각되는 것이다. 남한정부가 북한인권문제를 북한당국에 말도 꺼내지 못하는 근본이유가 김정일 정권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인권’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북한당국은 내심 ‘인권문제’를 핵무기보다 더 두려워 하고 있다. 북한당국이 금융제재를 ‘핏줄을 끊는 것과 같다’고 묘사했지만, 인권문제는 ‘공화국 말살책동’이라고 표현한다.

야당-미국-인권단체 비난, 현 정부-여당 우회 지원

그런데 노동신문이 왜 한나라당과 관련이 없는 인권단체를 같이 묶어서 비난할까?

그것은 북한정권의 생존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현재 북한이 미국의 대북금융제재와 인권압박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출로는 중국과 남한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그중 남한의 경제지원을 받아 연명하자면 친북 우호정권의 재창출이 필수적이다.

김정일 정권은 한나라당이 6자회담을 파탄시키기 위해 ‘인권공세’를 벌이는 미국의 모략에 동조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즉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조성하는 장본인으로 몰아붙이려는 것이다. 따라서 한나라당과 미국, 인권단체를 함께 묶어 비난하면서 현 정부-여당을 도와주려는 뜻이 숨어 있다.

북한은 현 정부-여당을 직접 칭찬하는 방법이 아니라, 야당을 비난하면서 결과적으로 정부-여당을 도와주는 방식을 선택해왔다. 남한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늘 큰소리 치며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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