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정권이 동북아의 탈레반 아닌가요?”

▲6일 이재정 통일부 장관 자택 앞에서 촛불시위하는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 ⓒ데일리NK

6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집앞에서 항의시위를 하기 위해 모인 납북자 가족들의 표정은 애통함으로 가득했다.

지난 6월 있었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납북자 일부의 자진월북 가능성’ 발언 때문이다.

가족들은 “국가가 납북된 가족들의 송환에 나서지 않는 것도 억울한데, ‘월북자’라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통일부가 납북자 가족들을 우습게 보고있다”며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가족들 사이에 한탄 섞인 대화가 오가던 중 한 납북자 가족이 기자에게 다가와 “우리 가족들을 납치해간 사람들이 탈레반에 납치된 일이 안타깝다고 합니다. 웃기지 않습니까?”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김정일 정말 웃긴 놈이에요. 누가 누구를 뭐라고 하는 겁니까?”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 세력에 의한 한국인 납치사태와 관련, 지난 2일 제14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동족이 희생당하고 있으니 남이나 북이나 보는 마음이 똑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성일 북한 외무성 부국장도 “우리는 아프간에서 납치된 남한 국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언론을 통해서는 사건 발생 1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언급이 없다가 8일만에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관련 소식을 보도하기도 했다.

1953년 휴전 이후 북한에 납치된 우리 국민은 3천7백여명에 이른다. 현재 생존해있는 납북자는 480여명으로 6·25 전쟁도중 끌려가 현재까지 살아있는 530여명의 국군포로를 포함하면 1000명이 넘는다. 여기에 6·25 전시 납북자까지 합하면 수 만명이 된다.

게다가 일본인 10여명을 비롯해 태국·마카오·레바논·루마니아·요르단·말레이시아·프랑스·네덜란드·이탈리아 등 11개국 국민들을 납치했다는 관련 증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태국 외무부 장관은 박 외무상을 만난 자리에서 태국인 납치문제 해결에 협조해줄 것을 요구했다.

납북자 가족들 입장에서는 납치원조국 북한이 아프간 피랍자 석방을 촉구하는 발언과 행동이 뻔뻔하기 그지 없다는 것이다.

납북자 가족 한 분이 말을 거들면서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뭐라고 한다더니 딱 그 꼴이에요. 김정일 정권이 동북아의 탈레반 아닌가요?”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