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망한 김정일이 생전에 대외적으로 핵의 평화적 이용을 내세우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의 생산을 지시했었다고 일본 언론이 2일 보도했다.
도쿄신문과 마이니치 신문 등은 자체 입수한 북한 노동당의 내부문서를 인용, 김정일이 우라늄 농축 활동과 관련해 고농축 우라늄을 원료로 한 핵무기의 대량 생산을 제1 목적으로 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고농축 우라늄을 활용한 핵무기 개발에 대한 김정일의 지시가 공문서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그동안 핵무기제조 의혹에 우라늄 농축 활동은 전력생산을 위한 저농축만 실시해왔으며, 핵에너지의 평화이용 권리는 국가의 자주권에 관한 사활적 문제라고 강변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밝혀진 내부문서에는 우라늄 농축이 군사 목적이라는 점이 명기되어 있어 북한의 주장이 완전히 뒤집어지게 됐다.
문서는 북한이 2010년 11월에 미국 과학자 등에게 공개한 우라늄 농축 시설과 관련 김정일은 문건에서 “우라늄 농축기술은 민수공업에 이용하기 위해 시간을 들이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또 김정일이 “(우라늄 농축이) 군사적 측면에서 원자폭탄이 된다는 것은 당연하며, 대량의 핵무기를 생산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명기했다.
문서는 미국,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지도자인 김정은이 “양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강경자세를 유지해야 하며, 적의 늑대 같은 본질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을 명심해 결코 환상을 갖지 말고 적대의식을 견지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밝혀진 내부문서는 조선노동당이 김정일 사망 이후인 올 2월에 작성한 19페이지 분량으로, 국제 정세 등이 상세하게 해설돼 있으며 당의 중견간부 교육용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