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자동 무장해제 예측은 ‘오판'”

황장엽 전 북한 조선노동당 비서가 1997년 남한으로 망명할 당시 자신이 가진 김정일 정권의 ‘5년 내 자동 무장해제’ 예측이 오판이었다고 밝혔다.

황 전 비서는 17일 『황장엽 회고록』개정판(시대정신 간)에서 “내가 북한을 떠나던 1997년 초 북한은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었고 이대로 나가면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완전히 붕괴할 것으로 예견했다”면서 “그러나 역사는 나의 예측이나 의지와는 정반대로 굴러갔다”고 남한 생활 10년의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이어 “나는 북한을 탈출할 당시 북한의 붕괴를 가장 절실히 바라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한국이라고 믿었으나 그 믿음은 곧 무너졌다”며 “남한에 와보니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붕괴를 막기 위해 김정일 정권을 지원하는데 앞장서고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또 자신의 판단이 빗나간 데에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역할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햇볕정책을 ‘적을 벗으로 보고 안심하게 되며 아픔을 잊어버리고 잠들게 하는 마취약’으로 비유했다.

그는 “김대중씨는 김정일을 적극 원조해주는 것이 북한을 자본주의화 하는 최상의 길이라며 그것이 북한을 자유민주주의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면서 “중국식 개혁.개방마저 반대하는 김정일이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나아가 “김대중씨는 대한민국의 존엄 있는 대통령으로서 대담하게도 국민까지 속이면서 막대한 외화를 김정일에 넘겨줬다”며 “남한의 많은 평범한 사람들과 해외의 사심없는 인사들은 그것이 다 김정일의 핵무장을 강화하고 남한 인민에게 더 큰 군사적 위협을 주는데 기여했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방북 추진에 대해서도 “몸도 불편한 것 같은데 다시 김정일과 만나기 위해 북한을 찾아간다고 하니, 아마 거기에는 우리 범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오묘한’ 전략적 이익이 타산돼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아울러 “한국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빠른 발전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불균형성과 관련된 것은 한국사회가 가진 결함”이라고 주장했다.

황 전 비서는 또 “한국은 경제와 정치.사상이 균형있게 발전하지 못했다”면서 “경제의 비약적 발전을 정치와 사상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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