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입장 변화없다’ 천명..”예상했던 수준”

“협상의지를 천명하면서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듯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북중인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당대외연락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핵 6자회담에 대해 핵폐기를 위한 합의사항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힌 것과 관련, 외교가의 평가는 “예상했던 수준”으로 요약된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새해들어 10.3합의 이행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펼치는 듯한 상황이고 미국도 국무부 한국과장을 평양에 보내 북한측의 의중을 탐색하려는 시점에서 선뜻 북측의 의중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았다는게 외교소식통들의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다만 김 위원장이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은 핵시설 불능화 작업의 지속과 북한식 방식이긴 하지만 핵 프로그램 신고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외교정책 실무를 담당하는 강석주 외교부 수석부부장을 배석시켰으며 2005년 6자회담 교착국면 타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 왕 부장을 만난 김 위원장의 발언이라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면서 “일단 상황을 주시하면서 미국의 대응 등을 분석한 뒤 북한측의 정확한 속내를 드러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31일 방북하는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의 행보가 더욱 외교가의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과의 협의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일종의 기준선을 잡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와 관련해 기존의 입장보다 진전된 내용을 내놓을 경우 6자회담 프로세스의 재개가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 미국의 대표적 협상파들이 북한과의 협상에 적극성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극적인 입장전환을 시도할 경우 현재의 경색국면이 타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정부소식통은 다만 “그동안 협상과정에서 북한의 입장을 분석해보면 일관된 원칙을 강조하면서 논리적이고 단계적으로 입장을 진전시켜나갔다”면서 “따라서 적절한 시간이 흐르고,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개입되면 상황이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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