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이태째 김일성 忌日 참배안한 듯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신의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13주기인 8일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공식 참배했다는 북한 언론보도가 없어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밤늦게까지 “당과 국가 간부, 인민군 지휘성원, 각 계층 인민들이 금수산 기념궁전을 방문하였다”는 소식만 전하고 김 위원장의 참배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텔레비전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군 간부들의 참배 모습만 방영했다.

김 위원장의 참배 여부가 알려지지 않은 것은 지난해에 이어 2번째다.

북한 언론이 김 위원장의 참배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서 참배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연이어 이태째 참배 여부가 알려지지 않은 사실 자체가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김 주석이 사망한 이후 해마다 7월 8일 0시나 오전 일찍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았고 북한 언론은 당일 이를 크게 보도해 왔다.

지난해는 김 주석 기일 3일 전인 7월 5일 이뤄진 미사일 시험발사로 북미 긴장이 고조되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밀 선제공격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북한 당국이 의도적으로 김 위원장의 동선(動線)을 감췄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북미관계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으며 덩달아 지난해 김 위원장의 참배 여부에 관한 북한 매체의 침묵도 새삼 주목되고 있다.

우선 최근 내외신에 크게 다뤄진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연관성을 생각할 수 있으나, 불과 5일 전인 지난 3일 김 위원장이 방북한 중국 양제츠 외교부장을 만났다는 점에서 며칠 사이에 건강이 크게 악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김 위원장이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 주석이 없어도 방코 델타 아시아(BDA) 문제를 해결하는 등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를 김 위원장의 의도대로 끌고 가고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이 김 주석에 의존하지 않아도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인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이번 사안이 김 주석과의 관계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 주석에 대한 예우 변화’, ’권력구조 관련 이상 기류’설 등도 제기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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