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이집트 혼돈중 무바라크에 연하장 보내

조선중앙방송은 6일 김정일이 설을 맞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지도자들에게 연하장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미국을 비롯한 독일, 영국 등 각국 정상들이 이집트의 정치적 변화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무바라크에 대한 압박에 나서고 있는 시점에 김정일의 연하장은 무바라크 정권에 대한 인정과 지지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자국민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정일이 보낸 연하장은 선친인 김일성과 무바라크와 특별한 관계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시 이집트는 북한의 공군력을 지원받아 이스라엘과 싸웠는데, 이때 이집트 공군사령관이 무바라크였다. 당시 소련은 이집트에 대한 지원을 거부했지만 북한은 조종사를 파견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폈다.


당시 북한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기만작전’을 제안했고, 실제 상당한 성과를 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과 무바라크는 ‘혈맹관계’를 맺었고, 이를 계기로 무바라크는 북한을 세 차례 방문해 김일성을 만나기도 했다.


북한-이집트 관계는 이집트 군사박물관에 ‘1990~93년 북한의 지원으로 개조공사를 했다’고 한글로 세겨진 돌판 기록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의 각종 장거리 미사일은 이집트가 4차 중동전쟁 직후 소련에서 받은 스커드 미사일을 북한식 스커드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와 북한과의 관계는 우리 정부와의 외교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무바라크는 북한과의 의리를 지킨다며 ‘김일성 생전에 한국과 수교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는 것이다. 실제 김일성이 사망한 다음해인 1995년에 이집트는 한국과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었다.


특히 무바라크가 퇴진요구에 직면한 가장 큰 이유가 권력세습이라는 점에서 북한과의 특별한 관계를 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차남인 가말 무바라크를 집권당인 국민민주당(NDP) 정책위원회 위원장직 앉혀 후계를 준비해왔다.

아버지 무바라크는 사실상 집권당 대표만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도록 법을 고쳤고 가말을 집권당 대표로 앉혀 9월에 있을 형식적인 대선에서 권력을 물려주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번 시위로 아들 가말은 당 정책위의장 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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