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이번에도 中경제지원 챙길 수 있나?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김정일의 정상회담 과정에서 중국이 내놓을 대북지원 및 경제협력 ‘선물보따리’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는 현재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남북관계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천안함 사건에 대한 김정일의 메시지를 중국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의 의미도 있다.  


북한 경제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지난해 말 단행한 화폐개혁의 실패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결국 올해 북한이 내건 ‘인민생활 개선’ 목표를 달성해 이를 김정은 후계작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경제지원 밖에 답이 없다는 것이 대북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정일은 그동안 국제적 고립과 경제위기가 표면화 될 때마다 중국을 적극 이용해 왔다. 중국 역시 동북아 안보전략과 한반도 영향력 확보를 위해 필요할 때 마다 경제직원을 통해 김정일을 얼르고 달랬던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과거의 ‘관행’이 재현 될 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천안함 사건이 북-중 양자간에도 껄끄러운 판도라의 상자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과 미국은 중국을 향해 ‘선(先) 천안함 후(後) 6자회담’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중국이 이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외교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때문에 일단 정치적 부담을 느끼는 쪽은 중국이다. 일방적으로 김정일의 편을 드는 모양새를 보였다가는 그동안 한반도 역내에서 중국의 역할을 존중해온 한미와 새로운 차원의 외교적 갈등을 겪을 수도 있다. 또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으로써 유엔의 대북제재를 존중해야하는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 규모와 성격 역시 조심스럽고 신중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김정일은 이번 방중을 통해 ‘천안함 혐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회피할 수 있는 중국의 지지를 부탁하고, 6자 회담 복귀를 조건으로 대규모 경제지원, 경제협력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이 베이징에 입성하기 전까지 ‘단둥-다롄-톈진’ 코스를 돌면서 중국 북방 경제중심지를 살폈던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북중간 경제협력 분위기를 조성키 위한 일종의 사전 메시였던 셈이다. 


특히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의 100억 달러 유치 계획이나 라진항 개발 등은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이는 현실성이 없는 것들이다. 중국의 동북 3성 경제개발 프로젝트나 지린성의 창지투(창춘-지린-투먼) 선도구 개방 사업등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식량이나 현금지원 등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주요관전 포인트는 결국 중국의 선택이다. 중국이 김정일에게 원론적인 수준에서의 대북 경제협력 및 투자 확대를 약속하는 ‘립서비스’에 머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시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은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을 통한 중국의 거대 규모의 자본을 유치하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불가능하다”며 “그동안 김정일 방중시 대략 2억 달러 규모의 현금이 북한에게 주어졌던 관행을 볼 때 이번에도 그 정도의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회주의 국가간 ‘인도적지원’이라는 명분으로 ‘1억 달러’ 정도로 지원 규모를 맞추면 한미 등 6자회담 참가국의 눈치를 안봐도 되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이 김정일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 투자와 지원을 약속한다고 할지라도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에 따라 투자 지연 등을 통해 손을 때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정상회담 의제를 ‘6자회담 복귀 및 양국관계 발전’으로 국한해 천안함 사건이나 대규모 경제지원과 같은 곤란한 의제를 회피할 가능성도 점친다. 김정일로부터 천안함 관련 의견을 듣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으며,  2년 남짓 남은 후 주석의 임기 동안 북한과의 대규모 경제협력을 약속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일에 대한 예우 수준을 볼 때 중국은 당분간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중국이나 북한이나 양자간 관계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고 관행대로 서로의 체면을 살려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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