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유고시 ‘3代 세습’ 가능성 적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이상’으로 북한의 정권수립 60주년(9·9절) 기념행사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김정일 이후 북한의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3대(代) 세습’ 가능성이 적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미국 민간 정보분석기관인 CNA의 켄 고스 대외지도자 연구국장은 “북한 당국은 김정일의 사망 등 유고시에 대비해서 나름의 ‘위기대응 계획’을 이미 마련해둔 것으로 알고 있다”며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고스 국장은 이러한 사실을 “복수의 정통한 중국 소식통에게 들었다”면서 “실제로 위기대응 계획이 존재한다면 북한은 김정일의 후계자를 이미 정해놓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럴 때 북한의 정권 이양도 순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스 국장은 그러나 “김정일 유고시 김정일 세 아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권력이 이양될 가능성은 적다”면서 “그 이유로 김일성은 김정일을 후계자로 옹립하는 데 20여 년의 준비기간을 거쳤지만 정남, 정철, 정운 등 김정일의 세 아들은 그러한 준비과정을 거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만일 아들 중 한 사람이 후계자로 떠오른다면 막후의 강력한 파벌세력의 명목상 지도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는 김정일보다 힘도 약하고, 최고 결정권을 갖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북한의 ‘부자(父子) 세습’과 관련해 김정일의 실제 부인 역할을 하는 김옥과 이제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차남인 김정철을 후계자로 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거나, 김정남이 중국 등의 후원을 업고 국내에 복귀할 것이라는 등 갖가지 시나리오들이 무성하다.

그러나 3대 세습에 대한 국제사회와 북한 내 여론이 매우 부정적이라는 점과 김정일의 아들 중 현재까지 뚜렷하게 후계자 물망에 오르는 인물이 없다는 측면에서 북한의 권력세습 문제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스 국장은 “바로 이런 취약점 때문에 북한은 김정일 유고시 오히려 당과 군부의 강력한 지도자가 집단 지도체제를 이루거나 국방위원회가 전면에 나서는 식의 집단 지도체제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한 “군부와 당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제3의 인물이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공군 사령관 출신인 현 노동당 오극렬 작전부장과 인민군 총참모국 작전국장 김명국 대장, 그리고 현재 김정일의 실제 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명국 대장은 지난 1994년 김일성 사망시에도 같은 직위에 있었기 때문에 김정일 유고시 위기를 능숙히 관리할 것으로 보며, 김옥은 김정일의 후계자가 된다는 말은 아니지만 재빨리 상황을 파악해 후계 구도와 관련해 막후에서 상당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미 의회조사국 닉시 박사는 “김정일 유고시 단기적으로 미국의 가장 큰 고민은 핵 문제 등 주요 정책에 대한 북한 지도부 내의 분열상”이라면서 “특히 김정일 대체 세력으로 군부의 급부상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만약 북한 군부가 권력을 장악하면 미국과의 핵협상에 전면적으로 나섰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나 그의 상급자인 강석주 제1부상이 군부에 의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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