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 김봉섭 기자 |
24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기로에 선 북한, 김정일의 선택은’이라는 주제의 현대북한연구회 창립 10주년 기념학술회의에서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일 이후 북한이 안정적인 지도부를 구성하는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연구위원은 9월 초 개최 예정인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의 후계자 지위가 공식화될 것임을 지적하면서 “김정은은 과거 김정일이 1980년 당대회 때 선출된 당중앙위원회 비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등의 직책에 선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김정은이 2009년부터 모든 보고가 김정은을 거쳐 김정일에게 올라가는 ‘당중앙의 유일적 지도체제’가 수립되기 시작했다”면서 “김정은은 먼저 인민군 총정치국에서 직보를 받기 시작했고 현재 내각에서도 보고를 받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김정은은 외교부문을 제외하고는 김정일과 비슷한 수준의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으며 간부들은 김정일과 김정은을 동급으로 본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장성택의 급부상에 따른 김정은 권력승계의 불안정성’에 언급, “권력승계에 대한 정통성, 중앙당 조직지도부에 대한 지도권, 공안기관에 대한 지도권, 군대에 대한 지도권 등 핵심 지표들을 통해 비교하면 김정은의 영향력이 장성택의 영향력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일 유고시 김정은은 당과 군대를 지도, 장성택은 국가기구를 중심으로 대외관계 관리를 맡는 시나리오가 구체화될 수 있기에 한국정부는 가능성이 희박한 ‘급변사태’ 시나리오만 대비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中, 장성택 과도체제 하에서 北 개혁개방 인도 선호할 것”
이승렬 이화여대 교수는 ▲김정일의 건강과 김정은의 유일지도체제 진척여부 ▲포스트 김정일, 장성택 중심의 ‘과도(transitional) 권력 체제’ 등장 ▲중국의 북한 정치문제 개입과 엘리트 분화 가능성 등 세 가지를 북한체제의 변수로 지목했다.
특히 이 교수는 “중국은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적 차원에서도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후원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동북아의 안정과 완충지대로서 북한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북한의 불안정성을 그대로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장성택 과도체제 하에서 북한을 개혁개방을 이끌어내는 개입을 가장 선호할 것”이라며 “이는 군부의 저항도 줄일 수 있고, 북한 친중 엘리트를 통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장성택이 과도권력체제를 잘 유지해 준다면 김정은 후계자의 유일지도체제의 완성을 최대한 늦추면서 북한체제의 변화를 유도해 나가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이 교수는 “2012년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식 등장시키기 위한 엘리트 구성에 이번 당대표자회의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에는 후계 권력의 후견인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또 “김정은 후계가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공식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추후 김정은은 선군영도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당 엘리트보다 군 엘리트들을 더 중용하고, 시장 개방은 `비가역적’ 조치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학술회의는 총 1,2,3 부로 나뉘어 각각 ‘북한의 권력 엘리트와 포스트 김정일 체제 전망’ ‘북한의 시장화 추세와 주민의식 변화’ ‘천안함 사태이후 남북관계와 한반도 비핵화 전망’ 등의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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