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유고시에도 ‘軍쿠데타’ 불가능”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북한 군부에 정치적 기반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김정일의 유고 이후에도 군부가 권력을 장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16일 서울 모처에서 대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김정일 사후에) 군부가 권력을 잡을지, 당이 권력을 잡을지 두고봐야 겠지만, 북한의 군대는 싸우는 전략만 알 뿐 정치는 모른다”며 “북한이 군대를 자꾸 강화하는 것은 남한과 북한 인민들을 위협하는 것이지, 정치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또 “김정일이 현지지도 나갈 때 데리고 가는 사람들은 정치적 실세가 아니다”며 “자신에게 얼마나 충실한가 여부를 따져서 데리고 다니는 것일 뿐, 별(계급장)을 많이 달았다고 해서 권력을 갖는 사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사시 북한의 군부 쿠데타의 가능성에 대해 “쿠데타를 하려면 상당한 정치적 기반이 있어야 하는데 당 조직이 군대에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는 힘들다”며 “정치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는 군부가 정권을 잡을 수도 있지만, 지금 북한에서는 그만한 능력을 가진 군 인사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1995년도에 발생했던 ‘6군단 쿠데타 모의사건’을 예로 들며 “당시 (쿠데타 주동자들을) 강당에 모아 죽였는데, 이를 집행한 사람은 김영춘(국방위 부위원장)이었지만, 정치적으로 지도한 사람은 장성택(김정일의 매제, 노동당 행정부장)이었다”며 “이는 집행하는 군인과 정치하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군부도 예전에는 (군 내부 정보를) 총참모장과 총정치국장이 보위사령부에 보고하는 체계였지만, 지금은 김정일에게 각자 독자적으로 보고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군사 쿠데타를 위해 이 세 사람이 힘을 모으는 것도 어렵다”며 “6군단 사건 때도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정보가 흘러 나갔기 때문에 실패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위원장은 특히 “북한 같은 환경에서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정치력이 있어야 한다”며 “중앙당 조직지도부 안에서도 제1부부장 중 누가 더 정치성이 높은가에 따라 (권력을 잡는 사람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후계구도와 관련 황 위원장은 “중국의 지원을 받는 김정남이 정권을 잡으면 개혁개방을 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수령 제도를 그대로 두고 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것이 중국식 개혁개방은 아닐 테지만, 우리는 상황을 보며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혹시 북한 내 혼란이 발생해 한미연합군이 (북한에)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하면 중국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권 승계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 혼란이 발생하면 중국은 공개적으로는 간섭하지 못하겠지만, 보이지 않게 평양 내부를 조절하는 힘을 지금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 위원장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해 떠드는 것은 한심한 일”이라며 “중국은 북한의 비상사태에 대해 가장 큰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므로 중국이 북한을 지지하는 한 북한이 큰 혼란에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연인 김정일이 죽는 것은 당연한 일로서, 북한에서도 늘 그것을 연구해오고 대책도 생각해왔다”며 “(그런 점에서 볼 때) 김정일의 사망은 정상적인 상황이지, ‘급변사태’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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