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조 달러로 측근들에게 사치품 제공”

▲ 슈퍼노트를 확대해 결함을 찾고 있는 모습 ⓒ뉴욕타임즈

김정일이 고위층에게 외제차와 고급양주 등 사치품을 제공하기 위해 위조달러를 이용해왔다고 뉴욕타임즈 주말판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즈 주말판은 이 날 기사에서 북한의 초정밀 위조달러인 ‘슈퍼노트’에 대해 심층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의 달러위조 사업은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본격 등장하기 전인 1970년대부터 이미 시작됐으나,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크게 늘어난 고위층 탈북자들을 통해 그 내용이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김정일은 70년대 중반 대남 비밀공작에 사용되는 비용을 대기 위해 노동당 중앙위원회에 지시를 내려 위조달러를 만들게 했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위조 달러는 1983년 한국 정부 고위층을 노린 미얀마 아웅산 폭파테러 사건과 1997년 대한한공 폭파사건에 투입된 공작원들에게 지급됐다”고 말했다.

84년 들어 북한의 계획경제체제가 붕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자 김정일은 위조달러 사업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삼을 것을 지시했다.

“당시 북한의 경제위기는 일반 주민들을 고통에 빠지게 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 고위층 사이에서도 큰 불만을 낳게 했다”며 “달러 위조 사업은 이런 불만을 품은 고위층들에게 외제차와 고급 양주 같은 사치품들을 계속 대줄 자금을 충당하는데 이용됐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북한의 달러 위조 사업은 1989년 필리핀에서 일명 슈퍼노트라고 불리는 백달러짜리 초정밀 위조 지폐가 발견되면서 미국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미국 정부의 조사 결과 북한이 상아 밀수에서 각성제 밀수에 이르기까지 각종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음이 밝혀졌는데, 그 가운데서도 핵심적인 부분이 달러 위조에 관한 것이었다.

한편, 당시 북한 위조 달러에 대해 조사를 맡았던 미 국무부 데이비드 애셔 전 자문관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내년부터 수억달러의 인쇄기를 이용해 보안장치가 더 강화된 새 백달러 짜리 지폐를 내놓을 예정”이라며 “북한이 앞으로 달러위조를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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