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약화’ 대북전략이 재도발 막는다

정부의 이번 천안함 대북 응징조치는 북한의 재도발을 막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을 할 경우 군사적, 비군사적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대북전문가들은 정부의 단호한 대북응징조치 기저에 ‘북한의 체제 변화 없이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없다’는 확신이 깔려 있지만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대북전략을 갖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햇볕정책 10년간 막대한 대북지원을 했지만 결국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돌아왔다. 김정일 독재정권의 생존전략이 값비싼 대가로 증명된 셈이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지 1년 반만인 2009년 5월에도 북한은 핵실험을 단행했다. 당시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를 겨냥한 대북전략을 구상하고 대비했다면,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이번에 북한의 변화를 주문하면서 실질적인 태도변화를 보일 때까지 대북 응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천안함 대북 응징조치를 발표하는 대국민담화에서 “북한은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이제 북한 정권도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북한의 반응, 우리가 요구하는 것에 대한 인정 및 사과, 재발방지에 대한 확실한 조치가 있을 때까지 대북제재 조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대북전략의 긍정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일관된 대북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이는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한미 양국은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키우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를 비롯해 북한 내부의 급변사태 등을 염두 해 둔 중장기적인 대북전략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읽힌다.


북한의 체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대북전략의 가장 중요한 점은 ‘일관성’과 ‘지속’이다. 이번 천안함 사태 등에 따른 한미 공조를 통한 즉각적인 대북응징조치도 필요하지만 북한체제를 변화시키겠다는 일관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재도발을 막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도 일시적인 북한의 태도 변화를 오판해 중장기적인 대북전략을 쉽게 수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북한의 태도변화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의 체제를 변화시킨다는 전략으로 일관된 정책 기조를 세워야할 시점인 것이다. 


만약 대북 응징조치가 단발성에 그치게 된다면,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단속 및 체제결속을 다지게 하는데 이용당할 수 있다. 대북제재는 북한의 변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이번의 교훈을 끝까지 고수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점에서 유명환 장관이 ‘북한의 확실한 태도 변화를 보이기 전까지는 대북제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 대북전략은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촉진시키면서 김정일 독재정권을 약화시키는 방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이번 천안함 대북응징조치도 ‘북주민 의식변화 촉진과 김정일 독재정권 약화’라는 투 트랙을 대북전략의 핵심 기조로 삼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대북 심리전 재개와 북으로의 현금 유입 차단은 올바른 방향으로 보인다. 삐라 및 대북 방송은 북한군을 비롯한 주민들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며, 북한 지도부에 들어가는 현금 차단을 위한 남북교역 축소 및 금융제재는 김정일 독재 정권을 약화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같은 대북전략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북한이 교역의 80% 가까이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도움 없이 대북제재의 실효성을 갖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대(對)중국 영향력을 키워 중국이 대북재제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 또한 ‘북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정부의 중요한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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