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아리랑 같이 보자”…클린턴 “음식 맛있다” 딴청

빌 클린턴 미 전 대통령의 방북시 김정일이 ‘아리랑’공연 관람을 3번이나 제안했지만 정치적으로 이용될 것을 우려해 이를 거부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톤의 한 외교 관계자는 방송과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하는 만찬에서 북한 김정일이 ‘아리랑’ 공연 입장권이 있으니 함께 보자고 제안했지만 그 때마다 음식이 매우 훌륭하다며 화제를 돌렸다”면서 “김정일이 세 번이나 공연 관람을 제안했지만 그때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화제를 돌려 이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클린턴 전 대통령 방북 출발 하루를 앞두고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사저에서 방북에 관해 사전 조율을 진행했으며, 북한 김정일이 ‘아리랑’공연 관람 제안시 이를 거절할 데 대한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 의회조사국 래리 닉시박사는 “2000년 10월 전 미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의 방북시 김정일과 함께 집단체조를 관람하고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며 “클린턴 전 대통령도 김정일의 공연 관람 요구를 받아들여 함께 관람했더라면 북한은 큰 선전 효과를 거두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2000년 10월 방북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아리랑 공연의 전신인 집단체조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을 관람했다.

닉시 박사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리랑’공연 관람시 북한은 주민들에게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고 미 북 관계를 중국에 과시함으로 북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강행 완화를 목적으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외국의 이름난 유명 인사들이나 국가수반, 대표들 등 외국인들의 방북시 ‘아리랑’공연 관람에 초청하고 이들의 공연 관람에 대해 ‘외국의 국가수반들과 유명 인사들도 김정일의 위대성과 북한 제도의 우월성에 탄복한다’고 주민들에게 알림으로써 내부 결속을 위한 정치선전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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