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심리분석 포스트 교수 “상대이해 부족한 자아도취형”

북한 김일성(金日成) 정일(正日) 부자의 정치심리.행태 전문가인 제럴드 포스트 미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미사일 발사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사적 위협행동을 ‘방어적 공격성’이라고 분석,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토록 김 위원장을 움직이는 데는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적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성격.정치행태분석센터(CAPPB) 창설자 겸 책임자로 21년 활동하면서 외국 지도자들의 심리.행태를 분석했고 지금도 활발한 연구활동을 하는 포스트 교수는 13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을 개발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위협을 가하는 것은 “그가 인식하는 서방, 특히 미국의 위협을 억지하기 위한” 방어적 공격행태라고 말했다.

포스트 교수는 유엔 안보리 결의 후 김 위원장의 대응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올 것이라는 데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그는 그러나 김 위원장의 제1 관심이 ‘권좌 유지와 외부 위협으로부터 탈피’에 있는 만큼, ‘방어적 공격성’이라는 자신의 전제를 인정한다면 미국이 북한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김 위원장의 관심사에 대처하는 게 문제 해결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교수는 2004년 ‘위험한 세계의 지도자와 추종자들’이라는 정치행태 심리학 저서에서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별도의 장(章)을 할애, 김 위원장의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행동을 억지할 수 있는 ‘효과적 강압 외교’의 관건은 그의 행동에 따른 “긍정과 부정 양면의 결과물을 명확히 주지시키고, 그것들을 일관되게 이행하는 것”이라며 “한계와 결과물”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머리를 떠나지 않는 생각은 “나에게 유리한 게 뭔가” “어디까지 하면 무사히 넘어갈 수 있나” “우리에게 부정적인 결과물은 무엇인가” 등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포스트 교수는 말했다.

그는 또 김정일 체제의 최대 취약점을 “신화와 인간(김정일)간 갭”이라고 지적하고, 이 갭을 메우기 위해 외부에서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정보를 주입하는 것이 김 위원장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억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트 교수는 김 위원장의 성격에 대해선 “신 같은 존재의 아들로 특별대우를 받으며 자라나 과다한 자아개념을 갖고 있는 반면 (미국을 포함해) 상대를 이해하는 감정이입 능력은 결여된 자아도취” 형이라고 규정하고, 업무에선 세세한 면에 집착하는 “마이크로매니저(micromanager)”라고 분류했다.

포스트 교수는 CIA 재직 때, 지미 카터 대통령의 중동평화 협상 지원을 위해 캠프 데이비드에서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간 회담을 앞두고 두 사람의 정치심리와 행태를 분석한 ‘캠프 데이비드 프로파일(인물자료)’의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당신의 분석을 토대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을 설명한다면.

▲핵개발이나 장거리 미사일 위협은 김정일이 생각하는 서방으로부터의 위협, 특히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을 억지하는 수단을 보유하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미사일 발사 동기는 호전적인 공격성(belligerently attacking)이라기 보다는 방어에 있다. 북한은 이라크 및 이란과 함께 악의 축에 포함됐다.

–당신은 저서에서 국제사회가 김 위원장의 행동의 한계와 결과를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고 했는데, 안보리 결의가 그 점에서 효과 있을 것으로 보나.

▲말하기 어렵다. 아무리 강한 어조로 말하더라도 행동상의 부정적인 결과물이 없다면 북한 정권은 아무 일없이 지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유인력이 강한 긍정적인(strong and positive) 결과물도 분명히 보여주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할 경우 이를 긍정하고 보상해줘야 한다.

–안보리 결의에 대한 대응으로, 김 위원장이 6자회담에 복귀할까, 다시 미사일을 발사할까, 아니면 핵무기 실험을 할까.

▲비관적으로 본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그가 독자적인 길을 가기로 한 것처럼 보인다. 역사적으로 보건대, 그는 늘 아슬아슬한 지경까지 위협을 가하는 것을 통해 서방과 이웃국가들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왔고, 외부의 힘에 도전함으로써 (내부적으로) 대중지지를 얻어왔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서 긍정적인 결과물의 명확성과 그 이행의 일관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아까 말한 대로 부정적인 결과물만 보여줘선 안되고, 당근과 채찍 양 측면 모두 있어야 한다. 현재는 당근 제시가 희귀할 정도로 적다(preciously few).

–지금도 CIA에 있다면 어떤 대북 정책과 전략을 건의할 것인가.

▲앞서 대답에서 도출되는 것으로, 북한의 동기가 ‘방어적 공격(defensive aggression)’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런 행동을 계속하면 자신들에게 파거인 결과가 될 것이나, 무기를 흔들며 위협하기보다 협상에 진지하게 응하면 안보와 경제면에서 이득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도록 해주는 것이다.

–당신의 대북 외부정보 주입 주장은 현재 미 정부와 인권단체들이 대북 라디오방송을 강화하는 것과 일치하는데.

▲김정일은 신적인 존재로 주민들에겐 계속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또 주민들은 굶주리는데 자신은 향락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군대의 하층계급이나 농민들에게 자신들의 지도자가 어떤 사람인지 정보를 제공하면, 김정일이 군대보다는 주민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대북 군사공격 부인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국의 정권교체 의도를 의심하는 것은 이러한 외부정보 주입 작전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그래서 미국이 북한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협상하는 게 더 중요해진다. 북한이 군사적으로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게 방어적인 성격이라는 나의 전제를 인정한다면,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은 북한의 우려를 감소시켜주는 데 지극히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한 심리학 교수는 역시 심리학 이론을 원용, 독재자는 자신의 개인 신상에 대한 위협을 가장 두려워하므로 김 위원장 신변이나 가족 등 개인적인 것을 공격하거나 위협하는 게 가장 큰 억지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흥미로운 얘기다. 김정일을 다룰 때 핵심적으로 중요한 것은, 그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게 뭐냐를 이해하는 것이다. 권좌에 계속 남아있고 자신의 정권에 대한 위협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점을 이용해야 한다.

탈냉전 시대엔, 어떤 정권에 대해서든 억지력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것은 지도층과 그 지도층의 전략문화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인데, 이는 나라마다 다르다.

내 주장은, 효과적인 억지전략을 위해선, 각 나라를 그 자체의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불량국가들에 일괄 적용될 수 있는 단일의 만능 전략이란 없다. 대북 억지는 대 이란 억지와 다를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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